벼룩은 자기 키 보다 40배를 너끈히 뛰어 오른다. 어떤 파리는 10리 밖에서도 고약한 냄새를 맡는다. 벌은 쏘아 댈 수 있는 공격의 대상을 30리 밖에서도 판별해 낼 수 있다. 상상을 뛰어 넘는 곤충의 세계. 그 세계를 들여다 보자는게 아니다. 뛰고 냄새 맡고 쏘아 대는 오늘이 벼룩이나 파리, 혹은 벌에 왜 그렇게 흡사해 있는가 하는 점 때문이다.
부산에 민주공원이 문을 열었다. 민주공원. 전현직 대통령이 이 공원 문 여는 첫 날 만났다. 영호남, 아니 동서화합을 연출해 낸다고 그들은 동쪽과 서쪽의 문으로 동시에 입장했다. 굿 아이디어. 균형감각을 살렸다. 아주 민주적인 절차였다. 전혀 천박스럽지가 않다. 두 사람이 만난다는 그 사실이 너무나 아름다울 뿐이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재미는 지금 부터라고 했던가. 화해와 독설의 재회였다. 그들은 서로 만나 그렇게 헤어지면 그뿐이다. 남은 것은 보지 말았어야 할 장면들을 보아버린 국민들의 뒤 끓는 속. 그 속을 알기나 하겠는가. 국민들은 이미 안중에도 없다. 국민이 아니라 내년에 건져야 하는 한 표다. 표를 의식하며 주고 받는 가시같은 말속에 든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렇지. 병아리가 창자에 담고 있는 것이라야 기껏 쌀알 아니면 보리알 정도다. 뭐 대단한 것이 들어 있는 것도 아니다.균형이란 정말 좋은 것이다. 균형은 항상 움직이지 않으면 무너진다. 자전거를 예로 들어 보자. 쓰러지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페달을 밟아야 한다. 이것이 몸에 익으면 자전거 타기는 안정적이 된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움직여야 사회는 건강하게 돌아 간다. 그런데 왜 페달을 밟지않고 핸들만 움직이는지 모를 일이다.
그래서 우리 사회는 지금 너무 한 쪽으로 치우치고 있다. 자전거에 엉덩이만 척 걸친채 핸들만 움직이는 사회다. 균형을 잃었다. 그럴때 당연히 고개드는 것은 부패. 오죽하면 반부패특위가 최고 10억원의 보상금을 걸고 공직자의 비리를 척결하려 하는가. 보상금이 이 정도면 부패는 가히 상상을 초월 한다. 도대체 이건 말이 될 수 있는 말인가.
물컵을 내동댕이 쳐도 괜찮다. 감.도청 이야기가 떡칠을 해도 막무가내다. 천억원대, 백억원대의 추징금을 내지 않고도 골프 치고 테니스 치는 것이 천박스럽지가 않은 것은 우리 사회의 독특한 자전거타기 덕분이다. 인권이 없다고 해도 있다면 그만이다. 거짓말 투성이. 남을 속이면 결국은 자신도 속아 넘어 갈 수밖에 없는데도 계속 속여야 한다. 그래놓고 활력과 에너지를 강조해 보았자 낭비다. 미래를 위한 조율을 하지 않으려 한다. 단지 천박하기 이를데 없는 거짓으로 국민감정을 앞세워 윽박지르고 때가 되면 속절없이 뒤돌아서면 끝이다. 그래서 선거에 저렇게 기를 쓰는 것이다.
특검제까지 태동했다. 물론 특별검사가 필요하지 않은 사회여야 하지만 우리는 지금 특별검사를 선정해 놓고 있다. 얼빠진 몇몇 고관부인들 때문이기도 하지만 앞서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어찌 그 부인들 탓만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런 부인들이 있기까지 우리사회가 타고 온 자전거는 괜찮았는가. 천박스럽지는 않았는가 되돌아 볼 필요도 있다.
사람의 힘으로는 밤중을 새벽으로 당길 수는 없다. 겨울이 춥다고 봄을 당길수 있는 장사가 세상에 있는가. 그저 밤이 깊으면 새벽이 가까이 온 줄 알고 겨울이 깊으면 봄이 가까운 줄 알면 그게 순리다. 순리가 사라지고 있다. 이대로는 새벽과 봄은커녕 추운 겨울속의 한밤중일 뿐이다. 지금 우리는 허구의 논리보다는 실체적 진실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만 천박스러움으로부터 벗어 날 수 있다.
베토벤은 귀가 없이도 훌륭한 음악을 만들었다. 밀턴은 눈을 감고도 실락원을 썼다. 단테는 조국을 쫓겨 나면서도 신곡을 내 놓았다. 지렛대 받침만 있다면 지구도 움직일 수 있다는 아르키메데스의 큰 소리. 여기 어느 곳에도 천박함은 발견 할 수 없다. 그런데 우리는 왜 오늘이 이토록 천박하기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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