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야구난동은 대구시민의 수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삼성과 롯데 7차전 경기가 열린 대구구장에서 관중들이 난동을 부려 일어난 불상사는 과정이 어떠하든 유감스럽기 짝이 없는 행태였다.

특히 올해의 프로야구는 삼성 이승엽 선수의 홈런레이스까지 가세하는 바람에 관중들이 어느 다른해보다 훨씬 많은 풍년을 이뤘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상대선수라해도 선전을 하면 박수로 축하를 해주고 또 지역선수가 실수를 하면 오히려 격려를 하는 그야말로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키는게 관중들이 취할 태도이다. 또 그건 건전한 시민정신의 발로이기도 하다. 이런 시각에서 고찰해 봤을때 20일 대구구장에서 보여준 일부 삼성응원관중들의 욕설과 오물투척, 상대팀의 응원기를 불태우는 등의 행태는 대구시민정신의 실종이란 차원에서도 극히 볼썽사납기 짝이 없는 행위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물론 관중의 입장에서 한국시리즈진출이 걸린 중요경기에서 삼성이 불리해지자 과욕에서 비이성적인 행동이 돌출될 수 있는 것도 전혀 이해못하는바는 아니다. 스포츠팬의 특성을 생각하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도 정도의 문제이지 도를 넘는 것은 안된다. 대구시민의 명예와 관계되기 때문이다. 가벼운 어필은 오히려 열성팬들의 애교로 경기장의 축제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는 효과를 가져올수도 있다. 그렇지만 20일 보여준 관중들의 난동은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이건 스포츠를 망치고 더 나아가 대구시민정신을 의심케 하는 그야말로 대구시민의 치부를 그대로 노출시킨 부끄럽기 짝이 없는 행동이었다. 더욱이 TV로 생중계되는터에 이같은 꼴불견이 다른 지역으로 전해졌을때 대구시민 전체가 비난을 받는다는 사실을 왜 자각하지 못했을까 정말 안타깝기 그지 없다. 우리나라를 근대화시킨 산업화시대의 주역이었다는 대구.경북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도 이번 일은 반성해야 한다. 그리고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관전매너 캠페인이라도 전개, 수준높고 더욱 성숙된 시민정신의 고양이 시급한 과제임을 제안하고자 한다.

곧 월드컵축구도 열리는 판국이니 더욱 절실한 계제이다. 또 한편으로 롯데선수가 방망이를 관중석으로 던진 행위도 관중매너 못잖게 크게 반성해야할 행태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경찰도 문제가 많았다. 이날 경기는 사전에 과열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큰 경기였다. 그렇다면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불상사에 대비, 충분한 병력을 배치해 초기에 진정시켰더라면 일이 이렇게 확산되지 않았을것이란 점에서 경찰의 예방기능이 허술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는 재연돼선 안될 유감스런 난장판이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