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기자가 바라 본 새 백년 새 천년

인간은 과연 몇살까지 살 수 있을까. 늙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미국의 유명한 해부.임상병리학자인 제프리 피셔 박사는 자신의 저서 '미래의학'에서 오는 2030년 암이 완전 정복되면서 마침내 인간의 최고 수명이 150세인 시대에 진입한다고 예견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과학자들의 예측을 토대로 21세기 중반쯤 모든 질병의 유전적 원인이 규명되고 이에 따라 21세기 말쯤에는 인간의 수명이 크게 늘어나 '100세 청춘시대'가 활짝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예측이 현실로 나타난다면 100세가 넘어서도 '청년'같은 몸으로 젊음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실제로 '노화 정복'이라는 인간의 오랜 꿈을 달성하려는 과학자들의 노력은 이미 세계 각국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 74년 설립된 미국 볼티모어의 국립노화연구소는 유해활성산소 이론 연구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이 이론은 몸안의 대사과정에서 생기는 활성산소가 단백질 DNA 등에 손상을 입혀 세포를 죽이고 사람을 늙게 만든다는 것. 연구팀은 유해활성산소의 작용을 억제하는 항산화효소를 초파리에 넣어 수명이 연장되는 결과를 얻어 인간에게 적용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미국 텍사스대학 사우스웨스턴 의료센터와 생명공학회사 제론의 공동연구팀은 지난해 텔로머라제라는 효소가 분비되면 노화를 멈추게 할 수 있다는 실험결과를 발표했다. 세포는 분열할 때마다 염색체 끝부분인 텔로미어가 조금씩 짧아져 결국 세포 분열이 멈추게 되는데 연구팀은 텔로머라제를 정상 피부세포에 주입, 텔로미어의 길이가 늘어나 세포의 수명이 연장되도록 만들었다.

텔로머라제를 주입하면 세포의 무분별한 분열을 촉진시켜 암이 유발된다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암의 특징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실험결과도 잇따르고 있어 10년내에 텔로머라제로 만든 약을 먹고 수명을 연장하는 시대가 올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의 노화 연구에서 오래 살 수 있는 방법으로 입증된 것은 칼로리 줄이기. 미 국립노화연구소는 원숭이 실험 등을 통해 칼로리를 줄인 식사를 하면 노화가 늦춰지고 당뇨병이나 암에 걸릴 확률도 낮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과학자들은 음식 양을 줄이게 되면 유해산소가 적게 생겨 노화를 막는 요인이 된다고 보고 있는데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으면서 칼로리를 줄인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약을 만드는 연구가 추진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생명공학연구소가 세포의 노화를 촉진하는 p53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고 피부의 주름살을 제거하는 피부화장품과 노화지연효과가 있는 신물질이 개발되는 등 노화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같은 연구들은 아직 초보 단계로 여러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노화의 실체를 밝혀내는데는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과학의 힘으로 미래에 '불로장생'이 가능할 것으로 믿는 일부 사람들은 자신을 냉동보존해 때가 되면 해동해달라는 유언까지 남길 정도로 희망을 걸고 있다. 지난 72년 설립된 미국 알코어 생명연장재단에는 미래의 부활을 꿈꾸는 사람들의 전신이 냉동보존되고 있으며 지금도 세계 각국에서 극비리에 냉동보존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노인의 시대' '장수의 시대'로 불리워질 21세기. 노인복지비용의 급증 등 노령화사회의 과제도 만만치 않게 지적되고 있지만 은퇴후에도 사회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실버 파워'는 다음 세기에 더욱 힘을 발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건강한 장수'로 사회의 생산적인 힘이 되는 노인 인구가 풍부해질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를 서둘러야겠다.

金英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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