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부터 24일까지 제주도에서 열린 '제2차 한.일 각료간담회'는 구체적인 성과보다는 지난 5일 새로 출범한 2차 오부치내각의 각료들과 우리 측 장관들이 처음 얼굴을 마주 대하고 친분을 쌓음으로써 양국간 우호협력 관계를 한층 공고하게 다지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총리회담과 개별각료간담회 등 공식일정이 끝난 뒤인 23일 밤 오부치총리를 비롯한 일본 측 각료들이 예정에 없이 김총리와 우리 측 장관들을 찾아 술자리를 함께 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오부치총리는 박지원 문화관광장관을 따로 불러 해임건의안이 부결된 것을 축하해 주기도 했다.
김총리와 우리 측은 이번 간담회에서 재일 한국인의 지방선거 참정권 부여문제와 경제협력방안에 관심을 기울였으나 일본 측은 "연립여당의 정책합의사항으로 3당간의 협의가 시작됐으니 지켜봐 달라"는 원론적인 답변에 그쳤다. 하지만 양국은 2002년 월드컵경기에 앞선 문화와 관광 교류확대에는 적잖은 성과를 이끌어 냈다.월드컵이 열리는 2002년을 '한.일 국민교류의 해'로 지정하고 2000년부터 3년간을 '한.일간 지역교류추진기간'으로 설정, 양국 지방자치단체간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우리나라의 248개 지방자치단체중 일본과 자매결연을 맺지 않은 150여 자치단체들의 자매결연을 확대하고 월드컵 개최도시간의 교류협의체를 구성키로 한 것이다.
또 한.일 공동관광상품 개발과 양국간 항공노선 확충, 한.일 및 한.중.일 크루즈관광사업개발을 추진하는 데도 합의했다.
김총리는 2002년 월드컵 이전 일본 천황의 방한초청의사를 다시 한번 전했고 일본 측은 분위기 조성에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경제와 산업분야에서의 양국간 협력확대방안에는 시각차가 확연했다는 지적이다. 산자부장관회담에서 우리 측이 '일본기업 전용공단'추진을 제의하면서 일본의 대한투자확대를 요청했으나 양 측은 투자사절단 상호교환에만 의견을 같이 했다.
이번 간담회를 마친후 정부 관계자는 "앞으로 한.일 관계강화는 구체적인 분야에서 얼마나 양국 국민들이 이득을 보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정치나 외교 등 거시적인 분야 뿐아니라 문화, 경제, 청소년 등 구체적인 분야에서 실질적인 교류를 강화해야 양국협력 기반이 확대될 것이라는 데 참석자들이 공감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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