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박대통령 서거 20주년

99년 10월26일. 고 박정희대통령이 서거한지 20년이나 됐다. 구미시 상모동 그의 생가는 며칠전부터 20주기 행사준비로 부산했다. 생가 입구엔 청와대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지며 파안대소 하는 그의 대형 사진이 내걸리고 특유의 육성과 새마을 노래가 울려 퍼졌다.

추모 행렬도 3천여명. 오후 내내 참배 인파가 이어졌으며, 박대통령 기념관 구미 건립 서명운동에 기꺼이 동참했다. 추모제가 진행되면서 그의 육성이 흘러나오자 안경을 벗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는 노인의 모습도 보였다.

격세지감(隔世之感)이다. 이같은 모습은 불과 2, 3년전까지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주민들이 지내는 추모제나 시민들이 올리는 추모식에는 고관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구미시의 기관단체장들은 참배객이 뜸한 새벽에 잠깐 생가에 들러 참배했으며, 이같은 눈치보기식 참배는 17, 18년동안이나 계속됐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분명히 달라졌다. 이의근 도지사가 공식적으로 참석했고, 다소 위축된 모습으로 참석했던 일부 구미시 기관단체장들과 시민들도 이젠 아무런 거리낌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고향 지역 주민들은 이제는 박대통령에 대한 역사적인 재평가를 기대하고 있다.

고 박대통령 추모행사는 서울 국립묘지에서도 열려 3천여명이나 참석하는 등 성황리에 개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학계에선 기념관 건립 문제 등을 두고 반대입장을 보이기도 하지만 박대통령의 역사적 재평가 작업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그러나 박대통령 기념관 건립 문제에는 유족들이 감놔라 배놔라 식으로 참견치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무튼 최근에는 전국에서 고 박대통령 생가를 찾는 발걸음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구미시민들은 물론 국민들의 정서는 세월이 흐를수록 흠모의 정이 깊어지는 모양이다. 이홍섭(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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