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야구팀 무엇이 문제인가

◈공격적 스카우트 절반의 성공

야구단의 성패는 스카우트의 손에 달려있다. 선수자원이 빈약한 우리 야구풍토에서 매년 각 구단이 경쟁적으로 벌이는 트레이드와 신인지명, 용병선수 등 선수수혈이 팀성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삼성은 98시즌 정상정복에 실패한 뒤 야구판을 깜짝 흔든 대형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간판타자 양준혁과 해태의 특급마무리 임창용을 트레이드한데 이어 20억원을 주고 쌍방울 투수 김현욱과 타자 김기태를 데려왔다. 최익성 등을 내주고 한화로부터 투수 노장진을 영입했고 두산으로부터 투수 김상진과 포수 진갑용을 사왔다. 또 용병 스미스와 빌리 홀을 들여왔다.

전례없이 공격적인 삼성의 스카우트에 대해 야구계는 삼성만이 할 수 있다는 평가와 함께 트레이드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 지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시즌이 끝난 현재 대체적인 평가는 절반의 성공이다. 삼성은 타구단 선수수혈로 투수력과 중심타선의 짜임새를 강화시키며 페넌트레이스 리그우승을 따냈지만 올 스카우트에서 체면을 살릴 정상정복에는 실패했다.

현역 최고의 중간과 마무리투수를 보유하고 8개구단 가운데 가장 강하다는 중심타선을 꾸리고도 정상정복에 실패한 것은 코칭스태프가 전력을 극대화시키지 못했기 때문.

97, 98년 30승을 넘게 올린 김현욱은 시즌 초반부터 지는 게임에 자주 등판, 자신감과 페이스를 잃어버리게 했다. 마무리 임창용도 71게임에서 138과 3분의 2이닝을 던져 팀내에서 최다이닝 출장기록을 가질 정도로 무리수를 뒀다.

또 시즌 초 컨디션이 좋았던 이상훈도 중간, 선발을 오가는 무원칙한 등판으로 페이스를 떨어뜨렸다. 폭넓은 선수기용과 체력 비축으로 시즌 말에 전력을 극대화 해야하는데도 코칭스태프는 주전에 대한 과신과 장기레이스에서는 있을 수 없는 무원칙한 선수기용으로 화를 자초했다.

또 클린업트리오인 김기태, 스미스, 이승엽의 수비포지션이 모두 1루여서 김기태가 외야로 밀리며 공격력이 반감됐고 다양한 작전구사에 걸림돌이 됐다.

유격수로 영입한 빌리 홀도 수비가 안돼 외야로 전향했고 8개구단 선두타자 가운데 가장 낮은 출루율로 시즌 내내 삼성의 고민거리였다.

홍승규 MBC 해설위원은 "코칭스태프는 눈앞의 승리에 급급하지 말고 폭넓은 선수기용으로 시즌 막바지에 전력을 극대화 해야하는데 삼성지도자들이 여유를 갖지 못했다"고 말했다.

李春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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