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라 마리니나(42). 지금까지 21권의 작품을 발표, 누적 판매부수 1천800만부를 기록한 러시아 최고의 베스트셀러 추리작가. 그의 추리소설이 국내에 처음 번역돼 나왔다.
문학세계사가 국내 독서시장에 첫 선을 보인 그의 작품은 '낯선 들판에서의 유희'와 신작 '일곱번째 희생자'. 출판사측은 이를 시작으로 2년내 대표작 10권을 '마리니나 걸작 추리소설 시리즈'라는 타이틀로 발간할 계획이다.
러시아에서 '마리니나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그는 심리학 박사이자 전직 경찰. 본명은 마리나 아나똘리예브나 알렉세예바. 모스크바 국립대 법률학부를 졸업하고, 모스크바 경찰국에서 사건분석가로 일했다. 이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추리기법을 이용한 독특한 소설세계를 구축한 작가다.
93년 첫 소설 '연쇄살인'이후 불과 7년만에 20권이 넘는 작품을 발표, 세계적인 추리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한 잡지가 선정한 '러시아를 움직이는 권력가 25인'중 작가로는 유일하게 뽑힐만큼 지명도가 높다. 러시아 지식인들에게 민주주의 사상을 심어주고, 권력의 부패상을 알려 웬만한 정치가들보다 영향력이 크다는게 선정 이유.
마리니나의 추리소설이 명성을 얻고 있는 이유는 뭘까. 러시아 현실을 분명하고 날카롭게 묘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의 소설을 읽으면 러시아 사회를 볼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 제정 러시아시절 문호 도스토예프스키가 러시아 사회의 부패와 타락상을 고발해 서민들을 위로했다면, 사회주의 체제 붕괴후 러시아 사회전반에 걸친 부도덕한 상황을 단죄하는 역할을 그녀가 맡고 있다.
전통적으로 추리작가가 거의 없는 러시아에서 마리니나의 대중적이고 효과적인 '추리기법'은 독자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의 소설은 범죄해결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보다 사건해결 과정에서 드러나는 등장인물의 심리분석에 주목하고 있는 것도 한 특징. 그의 소설의 주인공은 늘 여형사 '아나스타샤 까멘스카야' 중령. 작가의 분신이라고 할만큼 닮았다.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인 '낯선 들판에서의 유희'는 지방의 소도시를 무대로 연쇄적으로 벌어지는 섬뜩한 살인사건을 그린 소설. 등장인물은 성도착자들과 정신분열증에 걸린 영어선생, 자신의 재능이 현실화되지 않은 것에 대해 복수하고 싶어하는 음악가, 마피아 등. 휴가차 이곳에 온 주인공 아나스타샤 형사가 현장에 뛰어들어 연쇄살인사건을 해결한다는 줄거리다. 치밀한 구성과 등장인물의 심리묘사가 압권이다. 올해 발표한 '일곱번째 희생자'는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과 아나스타샤가 벌이는 흥미진진한 두뇌게임 속으로 독자들을 빠져들게 하는 작품이다.
徐琮澈기자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