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공군의 알권리 무시

공군 제16전투비행단 소속 '물먹은 전투기'가 추락했다는 보도를 접한 예천군민들은 허탈감에 빠지기도 했다. 이 지역 부대에서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통제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고 신문이나 T V를 통해 뒤늦게야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14일 오후 6시40분쯤 문경시 산양면 형천리에 공군 전투기가 추락했다는 연락을 받고 지역 기자들이 추락 현장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군의 특수성을 앞세워 추락 부근 주민 통제는 물론 기자들의 접근마저 통제했다. 기자들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현장 접근을 계속 시도했으나 완강한 통제 때문에 사고 발생 보도에 그쳐야만 했다.

사고가 발생한지 42일이 지난 25일 공군본부가 공식 발표한 F ―5F기 추락 원인은 연료저장 탱크에 금이 가 물이 스며들었으며 물 섞인 기름을 전투기에 주입해 사고가 났다고 발표했다. 이 보도 이후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부대에 취재를 요청해도 공군본부의 공식발표 외에는 취재가 허용되지 않았다.

전투기에 물을 주입해 사고가 났다는 발표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적지 않다. 사고 당시 현장 주변 주민들은 '펑'하는 소리와 함께 비행기가 추락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또 당시 연료저장탱크 공사에 참여했던 업자들의 이야기도 연료저장 탱크는 높은 곳에 설치돼 있는 데다 철판 두께가 1.2㎝가량이나 돼 철판에 금이 생겨 물이 스며들었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도 했다.

국방부도 공군의 발표에 의혹을 품고 특별 조사단 11명을 27일 오후 3시 15분 공군 16전투비행단을 방문, 4일간 연료 저장탱크 균열 등의 재조사에 착수했다.

이날 특별 조사단도 연료 저장탱크 균열 조사 부분에 대해서는 공개를 기피했지만 정말 아리송할 따름이다.

權光男부장 북부지역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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