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대책 문건' 폭로 당사자인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이 28일 밤 평화방송 이도준(李到俊) 기자를 문건 전달자로 전격 공개하고 나선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관측이 나돌고 있다.
제보자 보호를 내세워 함구해온 정 의원 자신은 이런 입장을 바꾼 배경에 대해 "(이 기자가) 공작에 이용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판단했고, 그가 스스로 (당사를 찾아와) 이회창(李會昌) 총재에게 자신이 제보자임을 밝혔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있다.
그는 특히 "이 기자가 내게 말한 것과 전혀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면서 "(이기자는) 국민회의 이종찬(李鍾贊) 부총재와 상의해 (이 총재를) 찾아온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정형근 의원의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이 기자가 이종찬 부총재와 자신의 '거취'에 대해 협의하는 과정에서 여권의 '공작'이 개입했고, 또 본인 스스로 이 총재를 찾아와 신원을 밝힌 이상 정 의원 자신의 함구가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이도준 기자가 스스로 문건 전달자 임을 밝히고 나선 배경에는 여권의 '공작'이 개재돼 있기 때문에 정 의원 자신이 사실관계를 미리 분명히 할 필요를 느꼈다는 주장인 셈이다.
그러나 정 의원은 이번 사건의 핵심인 문건작성자로 안기부 기조실장을 지낸 이강래(李康來) 전 정무수석을 지목하고 있는데 반해, 이 기자는 '문건의 출처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고 엇갈린 진술을 하고 있어 둘 중 한사람의 말은 거짓말이 분명하다.
이에따라 여러가지 정황으로 미뤄 정 의원이 이 기자의 말을 다소 자의적으로 해석한 주장을 했고, 이 때문에 미리 '선수'를 치고나온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즉 '문건'을 둘러싼 전모파악 열쇠를 쥐고 있는 이 기자의 진술을 미리 '여권의 공작'으로 규정함으로써 향후 전개될 공방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을 차단, 끝까지 당초 주장을 밀어붙이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와관련, 이도준 기자가 정형근 의원이 아닌 이회창 총재를 직접 찾아간 것도 파문이 갈수록 커지는데다, 자신이 알고있는 '사실'과 정 의원 및 한나라당의 주장간 차이가 커 이를 바로잡아야겠다는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 기자는 또 한나라당 이 총재를 만난 자리에서 "여권에서 내가 제보자라는 것을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며 더이상 숨어있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때까지 한나라당내 일각에서는 정 의원이 지니고 있는 '정보'의 전체내용 및 신빙성 등에 대해 대여공세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핵심당직자들조차 극히 제한적으로밖에 알지 못해 '너무 많이 나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적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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