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시절 경찰내부에서는 전기고문과 관절꺽기 전문가이자 '탁월한 심문관'으로 인정받고 민주인사들에게는 '지옥에서 온 장의사'로 악명높았던 이근안(李根安.61) 전 경감.
'고문기술자'에서 '도망기술자'가 된 이씨는 도대체 10년 넘는 기간동안 어디에 숨어 있었을까.
그는 지난 89년 12월 24일 김근태전 국민회의 부총재의 불법체포 및 고문혐의로 검경의 수배를 받기 시작한 직후 잠적, 그동안 검경의 수사망에 행적을 노출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이를 두고 세간에서는 자살설, 해외밀항설, 성형수술설, 비호 은둔설 등 갖가지소문이 떠돌았고 심지어 당국의 제거설까지 대두됐었다.
그러나 자살이나 타살설은 이날 이씨가 검찰에 자수함으로써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고 이씨가 성형수술을 받고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신, 은둔 중이라는 설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또 해외밀항설은 이씨가 극구 부인하고 있는데다 국내보다 오히려 신원이 눈에 띌 소지가 더 많아 현실성이 적다는게 검찰주변의 시각이다.
탁월한 변장술과 은신술로 독립적인 행동을 했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으나 10년 넘게 잠적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이씨는 검찰에 자수한뒤 '충북의 친지집에 숨어 살았다'며 해외도피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정확한 은신처는 아직 불분명하며 앞으로 검찰조사에서 명확한 진상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씨가 과거 경기도경 대공분실에 근무하는 과정에서 알게된 주변인물이나 친지의 도움을 받으면서 농촌보다는 대도시 근교에 잠적해 있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 고 있다.
△ 이날 이씨가 수도권에 있는 수원지법 성남지청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 △대공수사조직이 동료간의 유대가 강한 점 △그동안 이씨가 직장을 갖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점도 주변의 비호세력이 도피자금과 은신처를 제공했다는 추측을 뒷받침한다.
국내에서 은신하려면 농촌이나 산사보다는 은신처가 많고 행적이 드러나더라도 다시 잠행할 수 있는 대도시에 은신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누군가 이씨의 도피를 도왔다면 이씨가 제발로 걸어나오기 까지 잡기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며 "이씨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사람들을 상대로 도피지원 여부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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