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에게 '언론대책 문건'을 전달한 평화방송 이도준 기자는 29일 새벽 "지난 7월 이종찬(李鍾贊) 부총재사무실에 취재차 가 비서관 책상위에 있는 문건을 복사해 가지고 있다가 정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이날 밤 연합뉴스와 가진 전화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언제 문건을 입수했나.
▲정확한 날짜를 기억할 수 없지만 7월쯤 이 부총재 사무실에 취재차 갔다가 비서관 책상위에 '개혁의 성공…'이란 제목의 팩스 문건이 있어 내용을 보니 조선, 중앙, 동아일보 얘기가 나오는 등 상당히 충격적이어서 기사화하려고 몰래 복사해가지고 나왔다.
-복사한 문건은 몇장이었나.
▲7장이었으며 편지는 없었다. 문건 상단에 팩스 받은 날짜가 6월 몇일로 나와 이를 안보이게 하고 복사했다.
-이후 어떻게 했나.
▲당시 이종찬 부총재가 국정원장에서 물러난 직후여서 국정원 문건으로 생각하고 회사로 가져왔으나 문건의 출처 등에 대해 신빙성이 없어 보도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8월인지 9월경 정형근 의원방에 취재차 갔다가 정 의원과 중앙일보사태를 비롯해 정국현안에 대해 얘기를 나누던중 '중앙일보 사태는 언론탄압 성격이 강하다'면서 '충격적인 문건을 입수했으나 보도를 못했다'고 얘기했다.
이에 정 의원이 문건의 복사를 요청, 이를 허용했으나 정 의원에게 문건의 출처에 대해 얘기를 안했고, 이 문건을 문제삼거나 노출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문건의 출처에 대해 시사하는 얘기도 안했나.
▲내용상 국정원이나 청와대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며 문건의 내용대로 중앙일보사태 등이 고도의 계획된 시나리오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를 했다.
-그 이후에는 어떻게 했나.
▲정 의원이 대정부 질문에서 이를 폭로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후 정 의원과 몇차례 만났나.
▲1, 2주에 한번 정도 만났다.
-이 부총재와 인척이라는데
▲아니다. 나는 성주 이씨고 이 부총재는 경주 이씨다.
-이회창 총재와는 어떤 사이인가.
▲과거 감사원장 시절에도 취재를 담당했었다.
-정 의원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를 폭로한 뒤 만났나.
▲전화통화를 통해 왜 그렇게 했냐고 항의했다. 정 의원은 고민을 많이 했지만 언론도 각성하고 정부여당도 각성시키기 위해 문제를 삼았다고 말했다.
나는 내가 줬다는 부분에 대해 비밀을 지켜줄 것을 요구했고 이종찬-이강래 등이 총동원돼 작성했다는 부분은 확인 안된 것이니 여기서 끝내라고 얘기했다.
-이후 한나라당 의원이나 당직자를 만났나.
▲한나라당 관계자를 만나 거취를 상의했다.
-28일 이종찬 부총재측 인사나 한나라당을 방문한 바 있는가.
▲28일 낮 이 부총재의 최상주 보좌관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이 와 만났더니 '모든 정황상 제보자가 이기자 쪽으로 압축되고 있으니 솔직하게 말해달라'고 했다.이에 대해 나는 문건을 입수한 것을 회사 후배들에게도 말한 적이 있는 만큼 여권에서 이를 알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내가 제보자는 아니라고 말한 뒤 헤어졌다.
이후 걱정이 돼 오후2시께 한나라당 당사로 가서 이회창총재를 30, 40분 만나 이번 사건이 필요 이상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으며 제보자에 대해 상당히 범위가 좁혀지고 있는 것같다고 말했다. 내가 오래 버틸수 없을 것 같으니 더이상 확대하지말고 정치쟁점화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고 이 총재는 충분히 알겠다고 했다.오후5시께 최 보좌관으로부터 다시 연락이 와서 만났으며 이때 '내가 제보자'라고 고백한 뒤 헤어졌다.
-정형근 의원은 '이 부총재가 이 기자에게 문건 수정을 부탁했다'고 밝혔는데.
▲사실무근이다. 문건입수후 이 부총재를 두번 정도 만났지만 수인사를 하는 정도였고 문건에 대해 얘기를 나눈 바가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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