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공직자 군면제' 의혹 밝히라

이 나라의 국회의원들이나 고위공직자들이 과연 국정을 이끌 자격이 있는지 실로 의심스럽기 짝이 없다.

건국 이래 최초로 공개한 1급이상 고위공직자와 선출직공직자 본인 그리고 그 직계비속(아들.손자)의 병역실태를 보면 정말 한심하다. 우리가 아직 분단국가로 그 처절했던 6.25전쟁까지 치른 국가로서 그 어떤 국가과제중 안보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하지 않을 수 없는게 현실이다.

이렇게 볼때 국가안보의 첨병은 역시 '군'이고 그 복무는 그 어느 국가보다 우리에겐 그야말로 신성하고 국민이면 누구나 반드시 거쳐야 할 의무라 할 수 있다. 이걸 지키지 않은 현역 국회의원이 10명중 약3명꼴이라는 사실에서 과연 그들이 국민의 대표라 할 수 있을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또 국정을 앞에서 끌고 가야할 고위공직자의 25%가 군복무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그 경위가 어떠하든 국정운영자격이 있는건지 의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더욱 국민들을 거의 절망에 빠뜨리는 사안은 그들 자녀들의 군면제 사유의 80%가 척추디스크나 안과질환등 질병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등을 놓고 볼때 일부 공직자들의 사고에는 군복무는 못살고 힘없는 백성들이나 가서 '총알받이'노릇이나 하는 것이고 본인들은 험한 길을 요리조리 벗어나 오직 본인의 영달에만 연연했다는게 여실히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그중에는 정말 군복무 사유가 못된 정당한 면제자들도 없었다는건 아니다.문제는 왜 하필 모든 다른 공직중에서 국회의원이나 장차관급이 유독 면제자가 많으냐는 것이고 그게 우연일수는 없다는데 있다. 거기다 본인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아들의 면제사유가 왜 하필 거의 80%가 질병이냐는데 의혹의 시선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군병무사범단속결과에서 나타난 부정면제자들의 사유와 같은 척추디스크나 안과질환자들이 그렇게도 많으냐는것도 우연의 일치라곤 보기엔 작위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본인.아들 세습면제라든지 국회간부들의 탈영, 기피행태등은 정말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고 있다. 따가운 눈총때문에 아들을 군에 보내기는 했지만 '편한 보직'을 받게 한것까지 따지면 그 특혜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것이란 사실까지 상정하면 정말 국민들은 일할 맛이 안날 정도로 심한 위화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김대중정권이 이런 국민여론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의혹이 있는 부분은 철저한 조사로 그 진위를 가려주는게 의무일 것이다. 그렇지 않고는 국민들이 정부를 신뢰할 수 없는 심한 괴리감을 느낄것이고 그에 따른 후유증은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모른다는 점을 충고하지 않을 수 없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