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금주법과 U턴

대구 수성구 한 아파트 입구에는 차량들이 워낙 많이 불법 좌회전을 해 중앙분리선이 거의 지워져 버린 곳이 있다.

이 곳은 맞은 편에서 차가 거의 오지 않기 때문에 별로 위험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몇년이 지나도 이곳은 계속 좌회전이 금지되어 있고, 사람들은 조석으로 불법을 일삼고 있다.

수성구의 또 다른 도로. 이 도로는 폭이 넓고 중앙에 화단이 있어 U턴하기 매우 편리하다. 그래서 많은 차들이 U턴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도로는 엄연히 U턴이 금지된 도로다.

그런데 어느날 이 도로에 공사가 시작됐다. 주민들은 드디어 화단을 바꾸어 U턴이 허용되는 지점을 만드는구나 생각했다. 그러나 공사가 끝난후 사람들이 보니 불법 U턴을 하던 그곳에 30cm 높이의 벽돌 장애물을 설치하고 말뚝을 박아 아예 U턴을 못하도록 원천 봉쇄해 놓았다.

U턴은 원래 금주법 때문에 미국에서 생긴 제도다.

밀주제조업자들이 도로에서 경찰의 추격을 받아 도주하다가 U턴을 해 도망가기 시작했다. 이것을 본 경찰들이 참 편리하다 생각해 만든 것이 U턴이다.

그러나 금주법은 미국인들의 준법정신만 흐리게 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법으로 음주를 막자 국민들은 술은 안 마시는 것이 아니라 불법으로 빚은 밀주를 사 마셨다. 마피아는 밀주로 거액을 벌어들였고, 경찰은 묵인해 주는 대가로 돈을 챙겼다.총기 사고로 미의회에서 총기 단속법이 제안됐다. 설전이 오고 갔을 때 총기 소지를 찬성하는 한 의원이 다음과 같은 요지의 발언을 했다. "총기 소지를 금지하면 선량한 시민들은 법에 따라 총기를 휴대하지 않을 것이지만, 기왕에 법을 어기고 있던 갱단들은 별 부담감없이 총기를 소지할 것이다. 오히려 범죄자들에게 유리한 법을 왜 만들려고 하는가"

무조건 막는다고 능사는 아니다.

이용재내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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