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이미지는 삶이 우리에게 부여한 끊임없는 갈등이 습관화되었을 때 어떤 특정한 형태로 고정돼 나타난다. 우리 주변의 사람들을 한번 보자. 높이 올려진 어깨, 내민 가슴, 굽어진 등, 움켜쥔 주먹, 구름 위나 살얼음판 위를 걷는 듯한 걸음....
고정돼버린 신체의 표현은 몸의 각 부분이 지닌 기능을 방해한다. 상체를 뒤로 젖힌채 뛰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경련을 일으킨 몸으로는 일을 할 수 없으며, 꽉 움켜쥔 손으로는 남에게 뭔가를 줄 수 없고, 주먹으로는 쓰다듬을 수 없다.
이와함께, 헝클어지고 혼돈된 감정은 사람에 따라 일평생 지속될 수도 있고, 신체의 자유로운 표현능력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삶과의 모든 만남을 퇴색시키기도 한다. 사실 우리는 일상에서 여러 방법으로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고, 숨기고, 경시하고, 혹사시키고, 흐지부지 뭉개버린다. 그래서 인간의 신체언어(Body Language)를 해독하는 것은 언제나 쉽지 않다.
신체기능에 별다른 결함이 없고 정신적으로도 건강하여 사회가 요구하는 것에 맞춰 같이 느끼고 행동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정상인'이라고 말한다. 반면 우리가 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그들만의 환상으로 인해 감정세계에 혼란을 일으켜 사회로부터 격리당하고 버림받은 사람들을 정신과 환자라고 말한다. 우리는 그의 세계가 누구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지, 그의 환상과, 그의 언어와, 그의 독특함을 그냥 이방인으로 치부해버리고 만다.
이같은 정신적 결함이 있는 사람들에 대해 그의 마음속 깊은 바닥에 있는 감정을 느끼며 이해한다는 것은 다름아닌 그로 하여금 홀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데 있다.
춤과 움직임치료는 정신이 병들거나 혹은 나쁜 상태의 사람들에게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인간본성의 건강한 면을 꺼집어내 주는 역할을 한다. 움직임 안에서 정신적인 상처를 치료하는 것은 자신의 신체에 대해 새롭고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도록 일깨워주는데 있다.
유분순(한국무용치료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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