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4일 오후 부산역광장에서 개최한 '김대중정권 언론자유말살 규탄대회'는 언론장악 문건을 폭로한 정형근의원을 위한 행사였다. 이날 행사에 참여했거나 구 시청사까지 이르는 2㎞거리의 가두행진에 동행한 시민들은 정의원의 손을 잡으려고 몰려들기도 했고 "힘내라 정형근"을 외치기도 했다. 정의원도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하려는 듯 "돈도 없어 선거가 걱정이 됐는데 차라리 교도소에나 보내 달라"며 "영광스런 훈장으로 알겠다"고 맞장구를 쳤다.
이날 행사에는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 90여명이 참석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김윤환 전부총재와 강재섭대구지부장을 제외하고는 전원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뤘다. 행사 규모는 부산역광장을 가득 메울 정도로 2만여명을 헤아렸다. 행사장 곳곳에는 '대한민국은 도.감청 공화국인가''언론죽으면 야당죽고 야당죽으면 언론죽는다' '썩어빠진 DJ정권 3년만 참읍시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회창(李會昌)총재가 등장하기 전에 열린 1부행사에서 부산지역 의원들은 3분 스피치를 통해 무너지는 학교교육, 씨랜드 참사, 인천호프집 화재, 불법 도.감청, 한.일 어업협정,의료보험, 삼성자동차, 옷로비 등을 거론하며 현 정권의 실정은 헤아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부산 신항만 예산을 전남 광양항으로 가져갔다"(김무성의원), "김대통령이 부산을 자동차산업의 공동묘지로 만들었다"(박종웅의원), "부산에서 파이낸스 사건이 일어난 것은 현 정권이 동남은행과 종금사를 대책없이 퇴출시켰기 때문"(김도언의원)이라는 등의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얼마남지 않은 총선을 의식한 고수위 발언 경쟁장을 방불케 했다.
행사 시작 45분 만에 등장한 이총재는 "누가 이 나라를 지긋지긋하다며 이민가게 만들었느냐"며 "이제는 전화 한통도 마음대로 걸지 못하게 됐다"고 강조하고 누구의 잘못인가를 물어 청중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이총재는 이어 문건파문과 관련, "아랫 사람을 내세워 본질을 호도할 것이 아니라 이제 김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며 "국민에게 설명하고 잘못이 있으면 국민과 야당에게 사과하는 등 정면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현정권을 향한 압박작전을 전개했다.
李東寬.李相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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