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4일 이근안(李根安)전 경감의 도피행적에대한 조사를 일단락지었지만 비호 세력 여부 등 궁금증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검찰은 이날 중간수사결과를 발표, "이씨는 10년10개월간의 도피생활 대부분을 책을 쓰며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며 비호세력에 대한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안잡았나 못잡았나=검찰수사 결과 이씨는 지난 88년 12월 수배된 후 일단 지방여행을 하며 몸을 피했다가 임대아파트와 전셋집 2곳을 거쳐 현거주지로 거처를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1년7년개월간 임대아파트에서 부인의 도움을 받으며 혼자 보냈고 그후 9년남짓 가족들과 동거하며 사실상 일반 시민들처럼 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인원 389만명을 동원해 그의 행적을 쫓은 경찰이나 전담추적팀까지 가동했던 검찰은 지난달 28일 그가 자수하기까지 전혀 낌새를 알아채지 못했다.
이 때문에 검찰과 경찰 내부에서 조차도 이씨가 장기간의 도피생활중 한번도 꼬리를 밟히지 않은 것을 놓고 아예 검거의지가 없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있다.
실제로 검찰과 경찰은 이씨 가족들의 계좌를 추적하지도 않았고 그의 집을 제대로 수색한 적이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또 이씨는 당뇨병을 오랫동안 앓으면서 수시로 아들을 시켜 당뇨약을 사오도록한 것으로 밝혀져 그의 가족들의 동태를 제대로만 관찰 했더라도 충분히 검거할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비호세력 없나=검찰은 도피초기 1년간 이씨의 동료경찰관들이 이씨 부인에게 매월 30만원 정도의 생계보조비를 대주었다고 밝혔다.
또 이씨는 임대아파트를 거점으로 1년 남짓 지방여행을 하는 동안 부인으로부터 수시로 30만~60만원씩의 돈을 받아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동료경찰관들이 대준 돈이 도피자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경찰관들이 이씨 부인에게 준 돈은 단순한 생계보조비 명목이기 때문에 도피자금으로 사용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 주변에서는 △그동안 이씨의 당뇨병 치료를 위해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됐고 △ 은신기간중 컴퓨터와 비디오카메라 탐구에 빠질 정도로 여유있는 생활을 한 점등으로 미뤄 비호세력이 지속적으로 도와줬을 것이라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있다.
◇이씨가 감성서에 언급한 '한 형제'는 누구인가=이씨는 도피기간중 성경을 읽고 자신의 감상을 정리해 쓴 감성서(感聖書)머릿말에 "한 형제의 권유로 성경을 접하게 됐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는 이씨가 도피기간중 가족 이외의 외부인을 접촉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이씨를 종교에 심취토록 인도한 누군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품게 만들고 있다.
수사 관계자는 "아직 '한 형제'가 누군인 지는 밝혀지지 않았다"며 이 부분에대한 보강수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짜로 외출 한번 없었나=이씨가 자수한 뒤 이웃 주민들은 이씨 부인의 미용실에서 남자들이 밤늦게 포커를 치는 장면을 여러번 목격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씨가 무료함에 지친 나머지 느슨한 경계를 틈타 외출도 하면서 자신을 도와주는 사람들과 어울렸을 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강하게 일었다.그러나 검찰은 "이씨는 외출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으며 현장 탐문수사결과 주민들의 목격담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런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은 또 "둘째아들이 간혹 친구들과 미용실에서 고스톱을 친적이 있다고 말했다"며 "주민들이 둘째아들과 이씨를 착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씨 자수이전 추적전담반에 몸담았던 검찰의 한 관계자는 "어떻게 사람이 10년동안 집안에서 한번도 외출조차 않고 지낼 수 있겠는가"라며 "이씨가 저술한 책들과 그의 진술만을 토대로 자택은신설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