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동산을 떠나면서 아담은 이브에게 "우리는 전환기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 우리도 변화의 속도가 가속화되고, 상식을 넘어서는 불규칙이 지배하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특징으로 하는 전환기의 시대, 변화와 역동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 대변혁의 시대에 우리가 대답해야 되고 해결해야 될 가장 중대한 질문은 변화의 방향과 인류의 생존에 관련된 것이다. 지금의 세상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세상은 정말로 바뀌었는가? 바뀌었다면 세계를 휩쓸고 있는 이 변화의 근원은 어디서 온 것인가? 변화의 개념과 성격, 변화의 속도, 변화의 방향, 변화의 문제점들은 어떠한 것들인가? 또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여야 하는가? 변화된 환경에 우리는 과연 하나의 종(種)으로서 살아남을 수 있는가?
변화의 근원은 기술의 역동성에 있다. 20세기 들어 인류는 오랫동안 꿈꿔온 많은 일을 실현시켰다. 새처럼 하늘을 날 수 있게 되었고 자동차, 전화, 컴퓨터와 인터넷을 만들어냈다. 인간의 삶과 생활을 완전히 바꿔놓은 것이다. 새 천년은 인류역사에서 3번째의 혁명기에 해당되는 시기이다. 첫째 혁명은 농업혁명이었고 둘째 혁명은 산업혁명이었다. 세번째가 지금 진행되고 있는 정보혁명이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지구촌은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 우리는 정보혁명, 디지털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다. 디지털혁명의 중심에는 인터넷이 있다. 새 천년은 인터넷 없이 살 수 없는 세상이며, 인터넷으로 모든 것이 변하는 시대이다. 인류역사에서 20세기말처럼 지식이 폭발적으로 팽창했던 시기는 없었다. 인터넷을 통해 인류는 역사상 가장 많은 정보를 가장 빠르게 교환하고 있다. 아무런 제한없이 과거에 가질 수 없었던 전문적 지식과 정보를 마음껏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우리에게 열정과 즐거움을 가져다 주고 있다.
인터넷은 지구의 빈곤을 완화시킬 수 있으며, 개인의 힘을 강화시키고, 정부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민주주의의 빛을 세계 곳곳에 전파시킬 수 있다. 앞으로 2, 3년내에 세계적으로 10억대 이상의 컴퓨터가 인터넷에 연결되어 한 해 1조달러 이상의 전자상거래 시장이 형성될 것이다. 인터넷 관련기업이 미국과 한국 주식시장의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 인터넷은 사회, 경제, 정치, 공간의 거리를 소멸시켜 나라와 나라, 지역과 지역의 장벽과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인터넷은 인류는 분리될 수 없고 모자이크처럼 어우러져 살아야한다는 하나의 공동체,지구촌을 만들어가고 있다.
인터넷이 야기시키는 부정적 측면도 많이 있다. 컴퓨터 접근과 활용능력 격차가 벌어져 정보를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차이가 심화되고 있다. 사람들은 나도 따라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뒤진다는 두려움과 혼란감, 심하게는 공포감까지 갖고 있다. 직업유지에 대한 불안으로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있다. 인터넷의 익명성과 공격성으로 인해 개인의 사생활이 침해받고 있다. 인터넷에 떠도는 쓰레기정보로부터 청소년들을 보호해야 되며, 피창조물인 컴퓨터에 창조주인 인간이 종속되어가는 문제가 있다. 현상태를 유지하려는 세대와 변화를 지향하는 세대사이의 충돌에서 긴장이 발생되고 있다.
정보확산 속도가 광속화되면서 경쟁의 스피드도 가속화되는 변혁의 시대에 생존의 길은 무엇인가? 변화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이다. 다가올 새 천년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세계이므로 콜럼버스와 같은 모험정신으로 세상탐험을 떠나야한다. 우리가 당장 해야할 일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저항을 극복하는 것이다. 디지털로 연결된 인터넷시대는 되돌릴 수 없으며,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생존방식이며 현실인 것이다. 새로운 정보획득과 이것을 신속.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성공의 필수요인이다. 기회를 선점하고 독창성을 바탕으로 경쟁우위를 확보하려면 끊임없이 뛰어야 하며 변화의 속도를 따라 잡으려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국민들의 창의성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는 정책과 제도를 만들어야 하며, 변화에 대응하고 변화를 관리할 수 있는 각 분야의, 가칭 변화관리전문가를 양성해야할 것이다. 무엇이 변화의 중심에 있는지를 이해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투자하는 사람과 기업, 국가만이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
부산외대 교수. 국제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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