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는 1970년대 경제개발계획의 실천을 통하여 급속한 산업화를 이룩하였다. 그 결과로 사람들의 가치관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과거 전통사회에서의 가치관이 유교를 바탕으로 한 획일적 가치관이었다면 현대에는 현대사회의 다원적 특성과 관련하여 가치관도 다원화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다원화되고 개인의 다양한 가치가 존중되는 현대 사회 속에서도 획일적, 전근대적 가치관이 여전히 그 세력을 유지하고 있어 개인의 가치관이 무시되고 배척되는 일이 종종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대부분의 사회 구성원과 사회 전체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으로 극복되어야 마땅하다.
전통사회 가치관의 바탕이 되는 유교적 질서에는 바람직하지 못한 집단적 가치관의 성격이 상당히 많이 있다. 한 집안의 장남은 자신의 소질과는 상관없이 부모를 모시고 제사를 받드는 일을 해야 한다든지, 시집가서 남의 가문 사람이 될 여자는 남자 형제들을 위하여 교육의 기회를 포기하고 희생하는 것이 마땅하다든지 등은 집단을 위해서는 한 개인의 희생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집단적 가치관이 작용한 예들이다. 특권의식도 특정한 집단이 잘못 공유하여 만들어지는 집단적 가치관의 한 가지 예가 될 수 있다. 음주운전과 같은 잘못을 저지르고 파출소에 연행된 사람들 중에서 "너 내가 누군지 알아!"라고 큰소리 치는 사람들의 의식에는 이런 잘못된 특권의식이 잠재되어 있는 것이다. 또 이익단체의 구성도 집단적 가치관이 작용하는 한 예가 될 수 있다. 이익단체는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끼리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실현하기 위하여 조직한 압력 단체의 성격을 띠게 된다. 따라서 이 경우도 집단적 가치관이 바람직하지 못하게 작용할 가능성은 크다.
바람직하지 못한 집단적 가치관의 폐해는 크다. 개인의 양심적 가치관이 묵살되어 고려되기 어려워진다. 만약 한 개인이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행동하게 되면 그의 행위 자체의 공정함이나 선함, 정의로움의 정도와 관계없이 단지 집단적 가치관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 하나로 그는 비난의 대상이 된다. 즉, 이기주의자 혹은 배신자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또, 이러한 집단적 가치관의 위력은 우리 사회에서 건전한 의미에서의 고발 정신을 약화시킨다. 한 개인이 양심에 따라 자신이 소속된 집단의 비리를 고발하게 되면 그 집단으로부터 배척당할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로부터도 소외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리고 집단적 가치관과 다르다고 양심적 개인이 지닌 가치관이 고려되지 않는 사회는 부패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집단을 위한 희생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으로 포장된 집단적 가치관은 사실 집단적 이기주의에 다름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사회의 권력자들은 기득권을 수호하고 유지하려는 유혹에 사로잡히게 되고, 그 결과 권력을 남용하고 악용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정한 집단이 잘못 공유하여 만들어지는 집단 이기주의나 특권의식들은 하루 빨리 고쳐져서 개인의 다원화된 가치를 존중할 수 있는 풍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각 개인은 잘못된 집단적 가치관의 폐해에 대한 인식이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그에 대항하여 자신의 양심에 대해 신념을 가지고 그것을 실천할 굳건한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이러한 개인이 많을 때 사회는 발전할 수 있다.
최연석 (달성고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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