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교회 세속주의를 깨자"

누구나 개혁의 필요성을 실감하고 있는 한국 개신교계.

그러나 구체적으로 개혁해야 할 환부를 지적하거나 개혁 방안을 제시하는 목소리는 크지 않은 실정이다.

그런 점에서 달구벌 기독학술연구회 이광호목사가 20세기 마지막 종교개혁주일을 기념해 출간한 '한국교회, 무엇을 개혁할 것인가(도서출판 실로암)'는 한국 개신교회에서 개혁이 필요한 부분을 정면으로 지적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 교회는 신학의 본질적 내용과 목회의 현실적 실천이 이중구조화 돼있어 신학자들과 목회자들 사이에 엄청난 신학적 괴리가 있다'고 지적한 이목사는 이 책에서 한국 교회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다.

'교회에 대하여' '예배에 대하여' '직분과 회(會)에 대하여' '신앙과 교회생활에 대하여' '신학과 목회에 대하여' '국가와 민족에 대하여' 등 각 분야로 나눠 이뤄지는 이목사의 비판은 진지한 신학적 접근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것이 특징.

가장 많은 부분은 세속주의로 흐르는 교회의 현실을 경계하는데 할애됐다.

'교회는 목사나 특정 자연인이 개척하는 것이 아니며, 하나님의 거룩한 교회에서는 어느 누구도 특별한 권리를 가지지 않는다' '교회에서는 세속적 지위나 형편에 대한 판단을 중지해야 한다' '교회 행사에 불신자인 고위공직자나 사회지도층 인사를 초대하는 것은 세속화의 절정이다' '연보자의 명단을 주보에 싣거나 목사가 특별기도를 해주는 것은 잘못이다' '목사.장로.집사 등의 직분을 맡을 수 있는 요건은 세속적 교육정도, 부의 정도, 직업 등에 구애받지 않아야 한다' '장로장립이나 집사장립, 권사임직 등을 할 때 교회는 어떤 형태의 연보도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 등의 지적이 그것.

또 새벽기도나 철야기도가 신앙의 표준이 되거나 '금주.금연'을 강조해 하나의 우상으로 만드는 행위, 무분별한 자의적 통성기도 등도 비판의 대상에 올랐다.

교회내 직분에 관한 지적에서는 '목사는 성경에 명시된 직분 이외 기능을 장로와 집사 등에 돌려줘야 한다' '장로는 성경에 명시된 직분 이외 기능을 집사에게 돌려줘야 한다' 등 집사와 공동의회의 자기 직분 회복을 강조했다.

한편 예배를 여러 부로 나눠서 보거나 TV 화면을 통해 예배를 보는 행위, 여자목사제도 등 최근 개신교계에서 이뤄지고 있는 새로운 움직임에 대해서도 비성경적이라는 비판을 가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이광호목사는 "한국 개신교회 목사로서 오랫동안 간직했던 고민을 책자에 담았다"면서 "이 글을 통해 한국 교회가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의 053)851-8925.

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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