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와 자민련의 합당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던 김종필(金鍾泌) 총리와 자민련 박태준(朴泰俊) 총재의 4일 만남이 무산됐다.
김 총리와 박 총재는 이날 오후 자민련이 내년 총선에 대비해 보수세력 끌어모으기의 일환으로 추진중인 '신보수 대토론회' 춘천 행사장 만찬에 나란히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박 총재가 토론회 본 행사에만 참석한 뒤 김 총리 주재 만찬에는 참석하지 않은 채 서울로 돌아옴에 따라 기대됐던 회동은 불발로 끝났다.
조영장(趙榮藏) 총재 비서실장은 "한·일 의원연맹합동 총회 참석차 박 총재가 5일 출국할 예정이어서 이날 저녁 방일 준비모임을 갖기 위해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전까지만 해도 박 총재의 측근들은 김 총리가 만찬에 참석할 때까지 자리를 지킬 것처럼 얘기했었다.
이에따라 당 일각에서는 김 총리와 박 총재 사이의 불편한 관계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 총재는 지난달 14일 여권 수뇌부 연쇄회동 이후 김 총리의 합당 가능성 시사발언에 불만을 표출하며 소속 의원 후원회 행사 등에 김 총리가 참석하면 불참해왔으며, 김 총리도 박 총재가 참석하는 행사는 피해왔다.
특히 당내에서는 합당에 미련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총리가 보수 토론회에 참석함으로써 박 총재의 '선(先) 중선거구제 추진, 후(後) 합당 논의' 노선에 암묵적인 지지를 표시했으나, 박 총재는 여전히 김 총리가 합당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벽을 허물지 않는 것으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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