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여당 너무 과민반응 아닌가

여야가 말한마디를 놓고 서로 한치의 양보도 없는 극한대결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한나라당의 부산집회에서 정형근의원이 김대중 대통령을 지칭하면서 '지리산 빨치산 수법''공산당식 선전선동'등의 다분히 색깔론이 깃든 발언을 한 데서 비롯됐다.

이에대해 여권의 반응은 한마디로 험악하고 거칠다. 당대변인이 "미친개가 짖는 것"이라고 하나하면 한 국민회의 의원은 "미친×"이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게다가 이만섭 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은 "사죄하지 않는 한 한나라당을 의회정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하나하면 여당은 정의원을 국회에서 자체적으로 고발한 후 정의원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상정하거나 국회에서 처리를 시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대통령에 대해 색깔론이라는 음해가 있어서는 안된다. 그러나 이에대해 과민반응을 하는것은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으로서 금도도 아니고 민주주의하는 나라로서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 '빨치산 수법'이라는 말등 적절하지 못한 말들을 이유로 꼭 국회를 파탄으로 몰아넣고 발언한 의원을 구속시키는 데 까지 가야할 정도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그리고 정의원의 발언은 빨치산 수법이라고 했는 데 이를 대통령을 빨치산으로 몰았다고 한 것은 과장이다.

이렇게 국민회의가 대통령에 대해 지나치게 과민반응을 보이면 50년만의 정권교체후 진정한 민주주의를 하려는 김대통령을 그야말로 '제왕적 대통령'으로 보이게 하는 어리석음을 범할 수도 있음을 여당은 알아야 한다. 민주주의 주장하는 대통령인데 대통령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기만 하면 여권인사들은 왜 그렇게 과민반응을 보이나. 이것이 진정 민주주의를 하려는 자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이는 대통령의 이미지를 흐려놓는 결과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정의원의 발언은 같은 한나라당의 이부영원내총무도 "개인의 주관적 생각이라 할지라도 당의 공식집회에서는 적절하지 못한 표현이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리도 이러한 표현들은 우리나라 정치발전을 위해서 적절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여야 모두 감정이 섞인 발언은 지양하고 정책적이고 건전한 발언을 하도록 자성해야 할 것이다.

또 이러한 자성의 움직임이 야당내에서도 있고 보면 여야는 진정한 민주주의의 표상인 대화와 타협을 못이룰 것도 없을 것 같다. 여도 야도 단독국회도 '장외정치'도 바라지 않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파행의 정치를 접고 정상의 정치로 복귀하라는 것이 국민의 명임을 깨닫아야 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