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산을 찾았다. 단풍이 참 좋았다. 울긋불긋한 나뭇잎과 졸졸 흐르는 시냇물이 한데 어우러져 말 그대로 절경이었다.
사실 우리는 나무만 좋다고 아니면 물만 좋다고 좋은 산이라 하지 않는다. 갖가지 형색의 나무들과 맑은 계곡물, 멋있는 바위들이 어우러져야 좋은 산이라 말한다. 단풍이 좋아 산을 찾는 계절이지만, 온통 붉은 잎들 뿐이라면 아마 아름다움도 반으로 줄 것이다. 붉은 잎, 노란 잎, 여전히 푸른 잎, 갈색잎들이 각자 자기 멋을 뽐내면서도 한데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한 폭의 그림 같아야 절경이라 말할 것이다.
자연으로부터 배울 것이 한둘이 아니겠지만, 오늘의 우리가 특히 마음에 새겨야 할 교훈이 아닐가 한다. 1등만 쳐다보고 쫓아갈 것을 강요해 온 교육, 일사불란을 미덕으로 여겨온 군사문화, 나와 다른 의견을 용납치 않는 닫힌 문화에 너무 길들여 있지는 않은가? 각자 자기만의 멋을 추구하면서도 전체적인 조화와 어우러짐의 멋도 함께 즐길 줄 아는 자연의 넉넉함을 배워 할 것이다.
홍덕률 (대구대 교수.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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