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워크피아(노동·복지)-진로진단 새 프로그램 개발

'대학진학을 어디로 하지…' '아이의 장래를 위해서 소질과 적성에 따른 교육을 시켜야겠는데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있어야지…' '어떤 직종에 취직을 해야 성공할 수 있을까…'

초·중·고생을 둔 학부모나 취직을 준비하는 대학생 대다수는 한결같이 자녀 또는 자신에 대해 모르는 채 진로결정에 고민하고 있다.

21세기가 전문가의 시대인 만큼 소질과 적성에 맞는 진로를 일찌감치 파악,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성공적인 인생'의 지름길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나침반없이 항해하는 배처럼 무작정 공부하라고 외친다. "대학만 가면 어떻게 되겠지"란 막연한 기대와 함께. 우리가 국제경쟁력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노열(56) 계명대 교수팀이 지난달 개발완료한 새로운 한국형 '진로진단 프로그램'에 관심의 눈길이 집중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우리지역 연구진이 독창적으로 개발한 '진로진단프로그램'을 살펴본다.

▲기존검사와 어떻게 다른가 올해 7월 대구지역 한 실업계 고교 3년생(여)의 '진로선택을 위한 적성 탐색검사 결과표'를 보자. 결과에 따르면 성적이 중간정도인 이 여학생의 적성에 맞는 직업으로 '간호학자' '경제학자' '내과의사' '교수' … '언어학자' '역사학자' 등 다양하게 나왔다.

그러나 실업계 고교 중간정도의 성적이 가진 여학생에게 이같은 직업을 추천하는 것을 현실적이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기존의 적성검사는 진로지도 교사나 학부모, 학생 당사자 모두에게 요식행위로만 생각될 뿐이다.

박노열 교수 연구팀의 '진로진단 프로그램'은 이미 과학적으로 검정된 올랜드의 육각이론(직업인성이론)에 따라 120가지 하위유형으로 구분, 세밀하고 구체적인 직업구조를 제시해주는 장점이 있다. 결과분석에 나타난 육각형 도표를 보면 직업적 성격이 분화된 상황을 한눈에 볼수 있다.

또 성격유형, 개성과 행동특성, 직업적 성격특성, 알맞은 직업적 권고가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특히 권장 직업 각각 마다 필요한 학력수준이 수치로 기록되고 진단결과에 의한 대학 및 학과, 진로전망, 권장 여가활동, 진학·진로선택시 유의점 등의 제시는 박노열 '진로진단 프로그램'의 우수성을 보여준다.

▲개발 배경과 과정박노열 교수는 20년전 미국에서 진로교육과 사회교육을 전공하면서 미국의 청소년 교육이 장래 직업과 연관시켜 진행되고 있는데 비해 우리는 단지 '대학보내기'에만 열중하고 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후 진로교육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박교수는 꾸준히 자료를 수집, 3년전 현직 진로지도 교사를 포함한 박사 4명(교육학, 심리학, 문학, 사회학) 등 8명의 연구팀을 구성해 본격적인 프로그램 개발에 나섰다.

올해 9월 초·중·고 및 대학생용 등 4종류의 진로진단 프로그램(소요시간:30~40분)을 완성, 특허를 출원하고 벤처기업 지원신청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유아용 진로진단 프로그램은 올해말쯤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달 20일 '박노열진로진단연구원'을 설립한뒤 이미 전국에서 50여개 지사가 모집됐으며 이중 5개 정도가 곧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학부모 등 반응아직 공식적인 활동에 나서지도 않았는데 소문을 듣고 학생과 함께 연구원에 찾아와 검사를 받은 사례가 200여건을 넘어서는 등 학부모 사이에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 중국과 일본에서 '진로진단프로그램' 도입을 논의해 오고 있으며, 곧 동남아 진출도 모색할 것이라고 연구원측은 밝혔다.

박교수는 "21세기는 학력사회가 아닌 전문가적 직능사회이기 때문에 어린시절부터 전문가로 키울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방학을 이용, 회원들이 장래의 직업과 관련된 기관·단체에서 직업에 대한 적응력을 키울수 있는 봉사기회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053)768-5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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