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 보면 헌칠하게 큰 키와 눈부신 흰색이 꼭 백로 같아 보이고, 특유의 넓적하고 긴 부리로 휘휘 물을 저어 먹이를 잡는다 해서 '저어새'라 이름 붙여진 독특한 습성의 새.
번식기가 되면 가슴과 머리깃이 눈부신 황금빛으로 변하는 신비의 새. 종의 연구에 필요한 기초적 생태 조차 알려지지 않은 채 멸종해 가고 있는 희귀한 새. 이것이 저어새의 신상명세서다.
10일 밤 10시15분 방송되는 KBS-1TV 환경스페셜'한반도에 저어새가 있다'에서는, 한반도가 세계 유일의 번식지이며, 5년내 멸종이 예측되는 세계적 희귀 보호종인 저어새의 생태를 파헤친다.
저어새는 세계 자연보존 연맹이 5년내 멸종 확률 50%로 예측, 적색 보호목록에 올려 놓고 있고, 국내에서도 환경부 지정 멸종 야생조류 제4호로 지정돼 있다. 지구상에 남아있는 저어새는 겨우 600여 마리. 게다가 매년 30여 마리씩 줄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지난 봄에 일본과 타이완 등 관련국들이 공동으로 위성 추적조사 장치를 통해 저어새의 이동 경로와 번식지 확인에 착수했다. 그 결과 타이완과 홍콩에서 출발한 새들은 중국대륙의 해안을 따라 북상하다가 양쯔강 유역에서 동쪽으로 방향을 선회, 바다를 건너 한반도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하는 것이 확인됐다.더욱이 약 3주간에 걸친 비행의 종착점은 다름아닌 한반도의 서해안, 비무장지대 안의 무인도군이었다. 취재팀은 일년여에 걸친 장기취재 끝에 반세기만에 처음으로 서해안 비무장지대의 무인도에서 저어새의 번식 사실과 저어새의 주요 서식지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한데, 이건 웬일? 번식지 확인 후 저어새에 관한 기초조사를 해가던 취재팀은 해외자료 속에서 지난 95년도에 세계조류학회에 한 동양인 학자가 세계 최초로 저어새 번식생태를 관찰한 논문을 제출한 사실을 확인했다.
세계 조류도감에 '정'이란 이름으로 기록된 그 동양인 학자는 뜻밖에도 재일 북한 조류학자 정종렬 교수였다. 그는 북한 덕도에서 세계 최초로 저어새의 번식 생태를 조사했을 뿐 아니라, 10년간의 노력 끝에 저어새의 인공 번식에 성공해 사육 중에 있기도 하다.
정교수는 남한측 취재팀에게 "저어새는 오랜 세월 한반도 서해안을 삶터로 해온 우리나라의 대표적 철새이나, 한국전으로 인해 그 절대 종족을 잃고 지금 멸종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환경스페셜'은 "한반도와 우리 민족이 저어새의 종 보존에 가장 직접적 책임이 있다"는 정교수의 말처럼, 멸종해 가는 저어새 보호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일깨워 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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