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형 의류전문 패션몰 건립이 붐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밀라노 프로젝트와는 상관없이 추진되고 있다. 밀라노 프로젝트는 직물생산 및 수출에 그치고 있는 지역 섬유산업을 한단계 끌어올려 섬유산업의 '꽃'인 패션·어패럴산업을 키우자는 정책이다. 패션몰은 바로 이 패션·어패럴업종의 첨병이다. 따라서 프로젝트에 패션몰을 육성·지원하는 방안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프로젝트 17개 사업중 패션몰과 관련있는 것은 유통활성화사업인 섬유종합전시장 건립, 패션강화사업인 패션·디자인개발센터 건립, 봉제·부자재업 육성계획이 담겨 있는 패션·어패럴 밸리 조성, 인력양성계획인 섬유기능대 확대개편 등이다.그러나 섬유종합전시장은 해외 바이어를 위한 국제박람회 개최가 주임무며 패션·디자인개발센터는 패션쇼 개최 등에 주력할 계획이어서 패션몰과의 관련성은 약하다. 패션·어패럴 밸리 역시 봉제·부자재업 육성을 부차적인 기능으로 삼고 있는데다 조성 완료시점이 2002년이어서 당장 패션몰들을 지원할 수 없다.
계획수립 당시인 불과 1년전만 해도 패션몰 건립이 이처럼 성공을 거둘 것으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프로젝트를 계획·확정할 때 패션몰 붐이 이렇게까지 불지는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렇다고 대구시가 책임을 면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패션몰이 창출할 전·후방효과를 프로젝트가 흡수하도록 계획을 수정했어야 했다. 패션몰이 프로젝트와 연결되지 못한 채 단순 판매·소비기능만 맡게되면 지역 섬유산업은 물론 지역경제에도 주름살이 지게 된다.
패션몰이 창출하는 의류 기획·디자인·생산·마케팅 기능을 외지에 뺏기지 않으려면 원단시장 활성화, 봉제·부자재업 육성 등을 프로젝트 각 사업에서 보완하는 방안으로 추진해야 한다. 우선 지역 직물업체 원단이 패션몰로 직공급될 수 있도록 도매시장을 육성해야 한다. 동국무역 황재우 상무는 "현재 지역 직물업체들의 내수 비중은 15~20%정도"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구시 밀라노 프로젝트 상황실 관계자는 섬유정보지원센터에 양 업계를 전산망으로 연결하는 '원단 사이버시장'을 개설할 것을 제안했다.
신제품개발센터에 패션몰 업체를 연결해 다품종 소량체제를 구축하고 시장의 요구를 즉각 반영하는 창구로 활용하는 방안도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은 패션·어패럴 밸리조성 예비타당성조사에서 밸리의 성공을 위한 선행조건으로 이를 적시한 바 있다.
봉제·부자재업을 육성하기 위해선 패션·어패럴 밸리내 관련 산업단지 조성을 검토해야 한다. 대구·경북개발연구원 이정인 지역연구실장은 지역에 산재해 있는 영세한 봉제업체들을 조직하는 한편 전국 봉제업체들을 유치하기 위한 홍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동대문시장 2만7천여 점포를 뒷받침하는 주위 봉제공장은 2만여개로 추산되지만 현재 지역의 패션·어패럴업종 비중은 전국의 3%정도에 불과하다는 게 대구시 추산이다.
봉제기능인 양성을 위해 섬유기능대 확대개편안을 보완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李相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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