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與 여유를 野 책임 있는 모습을…

소위 말하는 언론조작문건으로 촉발된 여.야간의 대립이 점입가경을 넘어서 목불인견의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우리 정치권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고 외면 당한것이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건만 최근 정치권의 행태를 보고 있노라면 우리 정치권이 이제 거의 이성을 잃은 사람들 집단이 돼가는 느낌이다.

국민의 정부를 자임하고 있는 김대중 정권이 출범한지도 벌써 2년이 다 돼 가고 있건만 우리 정치권의 갈등과 대립은 오히려 더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들과는 전혀 무관한 '그들만의 싸움'이 되어가고 있으며 과거 어느 때 보다도 혼탁하고 살벌하기까지 하다.

최근 대립정국의 원인을 제공한 '언론 탄압 문건 시비'도 마찬가지다.

자기네들끼리 '불이야'하고 소리지르고 서로 방화범이라고 폭로하고 싸우더니 급기야는 60, 70년대에서나 들을 수 있던 빨치산 운운…하는 막말까지 쏟아내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이러한 이전투구의 그 어디를 살펴보아도 오직 네가 죽느냐 아니면 내가 죽느냐 하는 사생결단식 아우성 뿐이다. 지금 우리는 새로운 천년을 바로 목전에 두고 모두가 새로운 각오와 희망으로 신발 끈을 졸라매고 있다. 그러나 유독 정치권만이 해묵은 독재시비와 낡은 매카시즘 논쟁 속으로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있는 한심한 실정이다.

이제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이 더 늦기 전에 이성을 찾아야 할 때다.

현 여당은 말로만 국민의 정부라 떠들었지 집권 이후 오늘날까지 단 한차례도 집권당으로서의 여유와 아량을 보여준 바 없었다.

하루 빨리 집권당으로서의 자신감을 회복하고 먼저 야당에게 손을 내밀고 함게 국정을 합의해 나가는 성숙함을 국민들은 보고 싶어하는 것이다.

야당도 과거 집권을 경험했던 책임있는 정당으로서의 자세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여당에 대한 모진 말이나 극한 투쟁이 아니라 과거 야당과는 다른 성숙하고 책임있는 야당의 모습인 것이다.

이제 여당이건 야당이건 정치권에 많은 시간이 남이 있지 않다.

여기서 더 이상 국민들을 실망시킨다면 정치권은 설땅을 잃게 될 것이며, 이는 국가적으로 더 큰 불행을 야기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다시한번 여야 정치권의 맹성과 대오각성을 촉구하는 바이다.

윤영탁 영남대 객원교수, 전국회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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