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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대입논술-23차 문제

다음의 글은 '성호의 정치 사상' 가운데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자체적 근대의 기점을 조선 후기의 실학 사상에서 찾으려는 사람들이 많다. 성호 이익은 조선 후기의 실학 사상의 개척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다음의 글을 읽고 성호의 사상을 바탕으로 조선 후기에 자체적으로 근대적 사상이 형성되었다는 주장을 펴고 그 근거를 성호의 사상에서 찾아 구체적으로 논술하라.

성호의 정치 사상은 왕도(王道) 정치이다. 성호는 왕도에 대하여 "성왕(聖王)이 천하를 다스리는 일은 백성들로 하여금 각기 그 즐거움을 즐기도록 했을 따름이다"라고 정의하고, "맹자가 왕도를 논하는 데는 '보민(保民)'의 한 구절에 지나지 않는데, 이른바 보민이라는 것은 바로 백성이 좋아하는 것은 주고 모이게 하며, 싫어하는 것을 베풀지 않을 따름이요, 집에까지 가서 날마다 보태어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여 민생의 안전이 곧 왕도 정치임을 말하고 있다. 이어서 성호는 "선왕의 도는 애초부터 모두 백성의 실정에 따르고 사리에 좇아 만들어져 있어서 후세에 감히 고칠 수 없는 것이니 어찌 유독 정치만이 그렇지 않겠는가"라고 하여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자신이 기본적으로 유학자임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성호의 왕도 정치 이념이 단순한 복고주의는 아니다. 성호는 "법이 오래 되면 폐단이 생기고 폐단에는 반드시 변혁이 따르게 마련인 것은 통상적인 이치다"라고 하여 자신이 복고주의자가 아님을 밝히고 있다. 나아가 그는 적극적으로 변혁론을 개진한다. "정치가 쇠하게 된 후에 변통의 설이 일어나게 되는 것은 부득이한 것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정치를 말함에는 그 폐단을 개혁하고 좋은 점을 따르자고 조장하지 않은 것이 없어 편안히 앉아서 궁색해지는 것을 기다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로서 정치를 논함에는 반드시 먼저 그 폐단을 밝혀서 개혁해야 하고 법을 고수만 해서는 안 된다" 성호의 왕도 정치 이념은 그의 붕당론에 잘 나타나 있다. 먼저 그는 붕당의 원인으로 양반은 많은데 관직이 적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근세 이래로 관원의 자리는 적은데도 지원자는 많아서 한번 임기가 그칠 때 끌어당겨 주는 길을 얻지 못하면, 딸린 권속들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가게 되어 추위에 떨고 굶주릴 일은 뻔하다. 그래서 재물을 도리어 명예나 절조보다 더 소중하게 여기고 착취를 능사로 삼는 것이다. 그리하여 붕당의 논의가 무성하여 현명한 자와 어리석은 자를 가리지 못하고 국시(國是)라고 주장하는 쪽이 이겨서 선과 악이 뒤바뀌게 된다"고 붕당의 폐단을 서술하고 있다.

이와 같은 붕당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방책으로 당시에 시행했던 탕평책에 대해, "붕당의 반대는 바로 탕평이지만 탕평을 실시하면 붕당의 폐해를 빨리 제거할 것 같기도 한데 근세에는 또 이러한 탕평당이라는 것이 있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며 중간에서 또 하나의 붕당을 세워 양편 사람을 천거하고는 혹 발언을 하면 양편을 다 그르다고 한다"고 비판하였다. 따라서 붕당의 근본적 대책으로 "양반도 반드시 농사에 힘쓰는 일로 생계를 삼아야 하며, 장사하는 일이 비록 말단의 이익을 쫓는 것이나 의리를 잃지 않게 처리한다면 역시 불가할 것이 없다"고 하여 사농합일(士農合一)을 주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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