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술과 무용이 만나는 새 장르

21세기 예술의 얼굴은 어떤 표정일까. 하부구조에서는 끊임없이 새롭고 낯선 시도가 하나의 장르로 분화·발전해가는 반면 상부구조에서는 서로 그 영역을 허물어가는, 20세기말의 추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16일 오후5시30분 대구문예회관 전시동에서 열리는 '세기의 끝과 시작'은 미술과 무용간의 장르 허물기가 어디까지 가능한지 가늠해볼 수 있는 행사다. 20명의 미술작가가 참여하는 '세기의 끝과 시작' 전시회(16-21일)의 오프닝 행사에 단순히 무용인들이 초청됐다고 생각하면 오산.

전시와 같은 타이틀의 춤 '세기의 끝과 시작'(박현옥·장유경 공동안무)은 이날 전시동 1층 분수대 앞 로비와 2층 6·7·8 전시실을 옮겨가며 열린다. 물론 관객들도 함께 움직여야 한다. 기존의 '무대'를 철저히 파괴하며 이들이 제시하는 대안은 무엇일까. 한국무용가와 현대무용가의 예사롭지 않은 만남이 '조화와 합일'이라는 해답을 조심스럽게 제시한다.

인류의 과거, 현재, 미래를 표현한 춤의 3부분은 6·7·8전시실에서 열리는 전시회의 미술적 주제와도 맞닿아 있다. 강상택·권정찬·김영구·남춘모·문형철·박향순·백미혜·최기덕·윤옥순·홍창용씨 등 참여 작가들 역시 한국화와 서양화, 구상과 비구상의 경계를 허물고 만났다.

공동안무자로 참여한 박현옥(효가대 교수)씨는 "자본과 지식의 소유 유무로 갈라진 현재의 차별과 무관심을 딛고 미래에는 다시 하나로 합일되기를 바라는 기원을 주제로 삼았다"며 "공간과 장르, 고정관념에서 이탈해 그야말로 총체성을 띠게 될 새로운 세기의 예술을 제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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