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특차 선발의 문제점

2000학년도 대학입시의 특징중 한가지는 특차 모집 인원이 지난해보다 월등히 늘어났다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전국 150개 대학은 우수 학생을 조기에 확보한다는 명분으로 지난해보다 1만2천948명이 늘어난 12만5천102명(33.3%)을 선발, 지금까지의 성적위주 '입시 틀' 무너뜨리기가 가속화된 느낌이다. 특차모집의 경우 70개 대학이 수능성적을 100%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특차'전형이 성적위주로 평가된다는 느낌도 든다. 그러나 서울대, 고려대, 이화여대가 수능성적을 80%까지만 반영하고 연세대는 성적 의존도를 이보다 더 낮춰 50% 반영하고 있는 등 특차모집이 성적 위주에서 탈피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학교에 따라서는 글짓기나 웅변대회 수상자는 수능성적과 학생부 성적이 '0점'이라도 입학이 가능하게 했고(경희대) 서당에 다닌 사람 역시 성적에 관계없이 한문 특기자로 입학을 허용하는(부산대) 등 다양한 기준으로 특차전형을 하는 것이 눈에 띈다. 바둑 특기생을 뽑는 것(명지대)이야 당연지사지만 자동차 광(狂)을 뽑는 경우(남부대)와 벤처사업 유경험자를 뽑는 경우(호서대)는 아예 경이롭기까지 하다.우리 대학들이 이처럼 다양한 기준으로 특별전형을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특기와 개성, 자질을 갖춘 우수 인재를 조기확보키 위한 고육지책이란 측면에서 이해가 간다. 그러나 특별전형에는 무엇보다 객관적인 잣대가 없이 학교마다 들쑥날쑥이어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인 것이 문제점으로 보인다. '종교지도자 자녀'나 '효행.선행자' 등의 극히 주관적인 조건이 입학수단이 된다는 것은 특별전형의 문제점이 아닐까. 이처럼 기준이 불투명할 때 자칫하면 부정부패의 악한 기운이 스며들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 같다.

김찬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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