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액주주 '피해 막심'-갑을·박창호회장 '이득 막대'

조선생명 소액주주들이 화났다. 조선생명의 기존 주식이 모두 소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갑을과 박창호 회장의 조선생명 지분은 71.93%이며 나머지 28.07%는 지역 상공인 등 소액 주주들의 지분이다.

소액 주주들은 박회장에 대한 인신공격을 서슴지 않을 뿐 아니라 삼성투신과 대구종금에 대해서도 갑을과 박회장의 '원죄론'을 거론하고 있다. 묘하게도 이들이 거론한 지역 금융기관은 갑을과 박회장이 끼면서 운명이 꼬이기 시작했다.대구종금은 퇴출됐고 삼성투신은 삼성에 인수됐다. 조선생명 역시 현대가 인수자로 나섰다하지만 갑을과 박회장은 세 금융기관을 통해 엄청난 이득을 챙겼다. 대구종금의 주식 20%를 M&A에 나선 태일정밀에 넘겨 수백억원을 챙겼고 동양투신 지분 45%를 삼성에 넘길 때도 수백억원을 남겼다. 조선생명엔 거액을 대출받아 558억원을 갚지않고 있다. 세 금융기관을 이용해 1천억원 이상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갑을의 모 임원은 이와 관련 "지역 사회에서 욕을 듣더라도 영리추구라는 기업논리로 보면 당연한 것 아니냐"고 강변했다. 하지만 갑을이 챙긴 돈이 수많은 지역민들의 '피눈물 값'이라는 윤리적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먼저 조선생명 소액주주들의 주식소각 피해액만 90여억원에 이른다. 또 갑을과 박회장은 동양투신 주식을 삼성에 넘길 때 주당 1만9천원을 챙긴 반면 나머지 소액주주들은 액면가 5천원의 절반도 안되는 2천원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야 했다. 태일정밀에 대구종금 주식을 팔아 수백억원을 남길 때 M&A에 적극 나섰던 화성산업은 250억원을 투입해야 했다. 이 때문에 화성산업은 워크아웃으로 가는 길을 앞당겼다.

세 금융기관의 산파를 맡았던 대구상의도 바가지로 욕을 얻어먹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설립된 지역 금융기관을 금융업에 '문외한'인 갑을과 박회장이 거덜내도록 방치한 책임이 크다는 것이다. 검찰수사와 손해배상 청구소송으로 옥죄이고 있는 갑을과 박회장이 소액주주들까지 압박하고 나설 경우 그 파장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曺永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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