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해의 정보통신인상 안철수 소장

◈차세대 백신 개발 세계시장 공략

"현장 기자들의 투표로 주는 상(賞)이어서 10여년동안 받았던 어떤 상보다 값지게 생각하고 소중하게 간직하겠습니다"

한국과학기자클럽이 올해 새로 제정한 '올해의 정보통신인 상'의 첫 수상자로 선정된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백신연구소의 안철수(37.安哲秀)소장은 16일 이같이 수상소감을 밝히고 "앞으로 더 열심히 일하라"는 격려로 받아들인다며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안소장은 컴퓨터바이러스 백신이라는 개념조차 없던 88년부터 10여간 '한국의 정보화 파수꾼'으로 묵묵히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의과대학에서 심장분야를 전공하던 안소장은 본과 2학년때부터 본격적으로 컴퓨터바이러스에 대한 연구에 몰두하게 된다.

의대생 신분으로 공부하면서도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 6시까지 백신개발에 몰두한 결과 국내 최초로 '백신'을 개발, 무료로 배포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그는 '한국의 정보화 파수꾼'으로 변신, 95년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를 열고 본격적인 컴퓨터바이러스 무료배포사업을 시작했으며 지금도 그의 '도스용 V3'는 공짜다.

지난 4월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 사상최대의 피해를 입힌 'CIH바이러스'를 예방하고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노력의 결실이었다.

"지도교수는 의사생활을 버리고 컴퓨터백신 개발에 나서는 저를 한사코 만류했고, 주변에서도 이상한 사람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하는데는 의대 캠퍼스커플로 시작해 결혼한 부인 김미경(36)씨의 도움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아내는 군의관으로 입대하는 아침에도 새벽까지 백신개발에 몰두하다 따뜻한 인사말도 건네지 못한채 서둘러 집을 떠나는 저를 이해해줬습니다"

97년에는 세계 최대의 컴퓨터바이러스백신 개발업체인 맥아피사가 1천만달러에 안연구소를 팔라는 제의가 왔을때도 부인 김씨는 묵묵히 안소장의 편이 되어 거액의 돈을 거절하는 데 용기를 보태주었다.

안소장의 열정은 연구소를 설립한지 4년만에 한글과 컴퓨터에 이어 패키지 소프트웨어업체로는 두번째로 1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성장시켜 놓았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120억원 규모.

이미 백신시장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 시장에서는 '성숙된 시장'이라는 판단하에 기존 업체들과 차별화된 '차세대 백신'개발에 나서고 있다. 시만텍 등 선두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는 포화된 시장에 그들과 같은 제품으로 경쟁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최근 안연구소가 내놓은 네트워크기반의 서버용 보안 솔루션인 '앤디'가 그 첫 결실이다. 앞으로 15개에 이르는 안연구소의 개별제품을 통합, 차세대 백신으로 발전시켜 세계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원대한 포부가 안소장의 머리속에 가득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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