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로의 패션 지도가 달라지고 있다.
유명 브랜드 안테나숍과 야시골목 등 보세옷 소매점이 차지했던 패션거리에 '나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디자이너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
현재 야시골목에서 자체 생산한 옷을 파는 '오너 디자이너점'은 모두 10여 개로 지난해 가을 처음 등장한 이후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 올들어 크게 늘어났다.
이런 추세는 지난 9월 패션몰 갤러리존이 인근에 등장한 이후 더욱 빨라지고 있다.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옷을 가져다 판매하는 것으로는 가격 경쟁력 등에서 밀려 살아남기 힘들다고 판단한 기존 업주들이 차별화 전략으로 '변신'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
'오너 디자이너점'은 자체 디자이너들이 만든 옷을 주로 서문시장 인근 봉제공장에서 생산, 판매한다. 고객의 요구에 따라 주문생산도 가능하다.
가격은 여성 정장 한 벌에 20만원 안팎이어서 동대문시장 옷과도 가격 경쟁력이 있다. 또 똑같은 디자인과 원단의 옷을 백화점의 절반 이하 값에 마련할 수 있다는 점도 인기다.
같은 옷은 20벌 이상 만들지 않는다는 것도 '오너 디자이너점'들의 특징. 주 타깃인 20대 초반의 신세대 여성들이 개성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EO컬렉션'은 지난해 5월 문을 열면서 동대문시장 옷과 자체 생산한 옷을 같이 팔았으나 자체 브랜드 매장으로 꾸미면서 동대문시장 옷은 20%가 안된다.
최명극(28.여)사장은 "외환위기 후 매출이 격감했으나 좋은 원단과 남다른 디자인을 가진 자체 상품으로 돌파구를 찾았다"며 "동대문에서 떼다 파는 게 편하지만 부가가치는 훨씬 높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문을 연 '티파니'도 자체 디자이너 3명을 두고 거의 모든 상품을 독자 생산하고 있다. 남현미(28.여)사장은 "똑같은 동대문 시장 옷으로는 지역 고객의 특성을 맞추기 힘들다"며 "최근 오너 디자이너들이 늘면서 업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李尙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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