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간상에 놀아나는 농협

건고추 시세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시중 시세가 농협 수매가 보다 낮게 형성되자 일부 중간 상인들이 시세차액을 노리고 건고추에 물을 먹여 근량을 늘린 후 농민 명의를 빌려 농협에 납품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이른 새벽 안동시 옥야동 고추시장내 모 점포에서 작업 인부 3, 4명이 20kg들이 농협 수매용 포대에다 건고추를 담아 점포앞에 쌓아두고 있다. 이 고추는 농민들로부터 수집한 것으로 전날 밤 물뿌리개로 물을 흠뻑 뿌려 천막 덮개로 하루밤을 덮어 고추 무게를 최대로 늘린 것이다.

이 고추는 1t 트럭으로 2차례에 걸쳐 안동시 일직면 조탑리 일직농협 고추 수매장으로 운반됐다.

일직농협 조합원인 김모(50·일직면 귀미리)씨 명의로 수매가 신청되자 농협 직원은 별 의심도 하지 않고 '물먹인 고추'를 곧바로 수매해 창고에 입고 시켰다.

당국의 채소수급 안정사업의 일환으로 시행하고 있는 농협 고추수매 자격은 경작 농민들이라야 하며 일정 수분 이하의 건조상태를 유지해야 수매가 가능하다.

그런데도 이같이 물먹인 고추를 수매자를 확인하지도 않고 버젓이 수매하자 조합원들은 농협과 중간상인들이 짜고 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안동 일직농협과 임동농협이 공동 운영하고 있는 안동 고춧가루 가공 공장은 지난 9월 중순부터 모두 1천200여t의 고추를 수매하면서 농민들에게 이익을 환원한다는 명분으로 시중시세 보다 근당 200~300원 높게 수매가를 책정해 지금까지 600여t을 수매해 왔다.

權東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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