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촌 소규모 정미소 사라진다

최근 들어 농촌연령 고령화, 시설채소재배 확대 등의 영향으로 쌀재배 면적이 줄어들고 있는데다 집집마다 보급된 자가 정미기 등으로 인해 소규모 정미소가 속속 문을 닫고 있다.

새마을 운동을 거쳐 식량자급화를 부르짖던 80년대까지만해도 정부가 통일벼 등 신품종을 개발, 벼농사를 적극 권장하면서 성주군에는 등록된 정미소만 200여개로 평균 3~4개 마을마다 1개꼴로 정미소가 성업했다.

그러나 90년대 접어들면서 농촌인구 감소, 노령화에다 참외 등 시설채소 재배면적이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쌀 재배면적 및 생산량이 감소해 소규모 정미소도 줄어들기 시작, 성주군에서 지난해에만 21개의 정미소가 줄어드는 등 10년동안 140여개가 줄어들어 현재 남은 것은 58개로 면마다 2~3개씩 겨우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농촌에도 가정마다 한번에 200~800㎏씩 도정할 수 있는 자가정미기의 보급이 크게 늘어 폐업하는 정미소가 속출하고 있다.

성주군 용암면 마월리 마월정미소 주인 김중길(60)씨는 "10년전만해도 정미소를 하면 지역 유지 소리를 들었으나 5~6년 전부터 도정물량이 크게 줄었다"며 "수십년간 해오던 일이라 그만두지 못하고 있으나 머지 않아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용암면 이창길(55)면장은 "옛날에는 마을마다 1개씩 정미소가 있을 정도로 어릴적 향수가 서린곳인데 최근에는 도정물량의 급격한 감소로 영세한 정미소들이 경쟁력을 잃고 문을 닫고 있다"며 "옛 향수마저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성주·朴鏞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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