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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대입논술-24차 문제

--'논어(論語)'는 공자의 핵심 사상을 담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젊은이들은 그것을 많이 읽지도 않고, 애써 배우려고도 않는다. 다음 제시문을 참고하면서 공자가 제시한 덕목인 예(禮)가 현대인의 생활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긍정적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수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구체적 예를 보이면서 논술하시오.--

'논어(論語)'를 통해 드러나는 공자의 사상 가운데 가장 중요한 개념은 '인(仁)'이다. 원래 '인(仁)'이라는 글자는 '사람(人)'과 '둘(二)'이라는 글자가 모여서 이루어진 것이다. 이는 둘 이상의 사람 관계에서부터 '인(仁)'이라는 개념이 출발하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의 정신이란 막연한 어떤 관념이 아니라, 자기와 타인의 구체적인 관계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결국 인이란 이기적인 마음을 넘어서서 자기와 더불어 살고 있는 타인에 대한 존중의 배려에서 피어나는 정신인 것이다. "자기가 하고자 하지 아니하는 바는 남에게도 베풀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는 타인에 대한 배려의 정신을 잘 드러내는 말이다.

공자는 군자의 이러한 인의 정신이 '예(禮)'라는 구체적인 형식을 통해 완성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안연이 인에 대하여 묻자 공자는 "자신을 극복하여 예로 돌아가는 것이 곧 인이다(克己復禮)"라 하였다. 즉, 수없이 일어나는 사욕을 극복하여 모든 일을 예로써 행함을 말한 것이다. 그래서 "하루 종일 자기를 극복하고 예로 돌아간다면 천하의 모든 일이 인으로 되돌아온다(一日克己復禮 天下歸仁焉)"고 하고, 그 이유는 인은 자기로부터 기인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한 번 들어서는 이해하기 힘든 말이다. 그래서 안연은 거기에 대한 세세한 조건을 일러주기를 청하였다. 이에 공자는 "예가 아니면 보지를 말고, 듣지도 말며, 또 말하거나 움직이지도 말라(非禮勿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고 하였다. 즉, 자신을 극복하는 도구는 바로 예라는 말이다. 이렇게 대답하니 안연은 스승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고, 또 깊이 감동하여서 "제자가 비록 우둔하오나 스승님의 말씀을 받들어 실천할 것을 고하나이다(回雖不敏 請事斯語矣)"하고 맹세하였던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생각할 때 '예(禮)'는 '번거로운 것' 정도로 이해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예(禮)'는 일종의 문화적 양식이자 방법이다.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인간 관계의 모범적인 틀을 '예(禮)'라는 것으로 가시화한 것이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제각기 자기만의 방법과 방식으로만 자기의 생각이나 표현을 나타낸다면, 결국 그 사회는 무질서한 혼란의 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가장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행위의 공통 분모를 모아서 표준화하려는 시도가 바로 '예'인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날 우리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사회 생활의 범위를 정하고, 그 안에서 사회적 갈등이나 문제들을 조율하려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처럼 예의 개념은 법의 개념과 매우 근접해 있기 때문에 '예법(禮法)'이란 말도 있는 것이다. 공자는 그래서 '예(禮)'를 정치의 근본으로 생각하여 '예치(禮治)'를 주장하였다. 공자가 말하는 '예치(禮治)'의 목적은 곧 백성의 합리적인 습관 양성에 있었다. 즉, 그가 주장하는 '예치(禮治)'는 '덕치(德治)'란 목적에 도달하는 공구(工具)가 되는 것이고, 이로써 법치(法治)를 대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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