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서 창작에 전념하고 있는 작가 이대환(41)씨의 소설은 개인의 내면과 삶의 현상에 집착하는 요즘 젊은 작가들의 소설 경향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 등단 이후 20년 가까이 그는 삶과 인간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통찰을 소설 화두로 붙들고 있다. 감각보다는 서사성을, 현란한 문체보다는 투박하지만 구김없는 탄탄한 구성의 소설에 매달려 왔다. 고집스런 이런 노력은 그의 소설을 시대적 현실과 고통에 밀착하도록 만들었다.
실천문학사에서 펴낸 신작 장편소설 '겨울의 집'에서도 그의 지향점을 읽어낼 수 있다. 3대에 걸친 가족사를 들려주는 이 작품은 해방전후에서부터 현대까지를 시대배경으로 이념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한 가족의 상처와 인생유전을 그리고 있다. 농사꾼 남편이 횡사한 후 칠포댁은 어렵게 혼자 어린 삼형제를 키워왔다. 하지만 징병을 피해 달아났다가 해방직후 나타난 막내아들 명수가 좌익활동으로 수배받다 비참하게 죽는 비극을 맞게 된다. 명수의 처는 아들 승표를 칠포댁에 맡기고 빨치산이 된다. 호열자가 온 집안을 휩쓸고, 지주와 갈등을 겪다 소작논도 빼앗기는 수난을 겪는다. 세월은 흐르고 여든이 넘은 칠포댁은 역사의 격동속에서 받은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는 줄거리다.
작가는 모진 고난의 과거를 딛고, 밝은 내일을 열어가는 한 가족사를 통해 격동의 현대사를 조망하고 있다. '겨울의 집'은 고통속에서 희망을 잉태해내는 공간이자 화해와 어우러짐이라는 메시지다. 작가는 고난의 세월을 견디어내며 서로 살을 비비고 희망찬 내일을 기다리는 삶을 이 소설에서 그려내고 있다. 역사와 시대속에 존재하는 사람의 모습을 빚기 위한 작가의 담금질을 재확인할 수 있는 것도 큰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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