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체첸사태 '정치적 해결' 길 열어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정상회담에 참석중인 서방국들과 러시아가 18일 밤 체첸 사태를 둘러싼 타협안에 전격 합의했다고 유럽 외교 소식통들이 밝혔다.

이에 앞서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체첸 사태에 대한 서방의 개입 요구에 발끈, OSCE 정상회담 참석 일정을 단축하고 귀국 길에 오르자 이번 정상회담이 실패로 돌아갈 것이란 우려가 고조됐었다.

이들은 옐친 대통령이 귀국 길에 오른 직후 서방국들과 러시아 외무장관들이 회의를 갖고 OSCE 정상회담 폐막성명에 들어갈 체첸 관련 문구 내용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위베르 베드린 프랑스 외무장관은 "러시아와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외무장관들은 옐친 대통령 귀국 직후 회의를 갖고 체첸 관련 폐막성명 문구 내용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외교 소식통들은 합의 내용과 관련, 러시아는 체첸 사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 합의하며 OSCE가 체첸 사태 해결에 기여토록 하는 등 5개항으로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옐친 대통령 귀국으로 러시아 대표가 된 이고르 이바노프 외무장관은 체첸 사태를 정치적으로 풀어나간다거나 서방국가들이 개입하도록 합의해준 적이 없다며 합의 내용에 이견을 보였다.

이바노프 장관은 이번 타협안은 러시아의 기존 요구 사항과 일치하며 유럽재래식무기(CFE) 감축협정 개정안과 유럽안보헌장, 폐막성명 등 3개 중요 문서 채택의 길을 열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유럽연합(EU) 의회는 이날 EU 지원금이 체첸과의 전비에 사용돼서는 안된다며 러시아가 체첸에 대한 공격을 즉각 중단하고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면 모든 지원을 동결하자며 압력을 가했다.

한편 러시아의 체첸 공격에 대한 서방국들의 비난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연방군은 이날 체첸에 대한 공습과 포격을 강화해 그로즈니 서쪽 30㎞ 지점에 있는 아츠코니-마르탄을 추가로 장악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