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시장 동산상가에서 숙녀용 골프웨어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김동석 사장. 현재 서문시장내 점포와 서울 등지의 10여개 대리점에서 자신의 브랜드인 '베르체'를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 반응이 좋아 부산의 밀리오레, 대구의 베네시움 등 대형쇼핑몰로의 유통망 확대를 추진중이다. T셔츠와 메리야스 겸용 브랜드인 '에버리스' 하태홍사장도 전국 브랜드를 꿈꾸고 있다.
지역 패션유통의 종착역은 국제적인 브랜드를 개발하는 일이다. 지역브랜드는 제품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고 고부가가치 창출로 대내외 경쟁기반을 다질 수 있기 때문.
현재 지역브랜드 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대다수 패션관련업체들은 OEM방식에 의존, 대기업 브랜드의 하청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대형패션몰 붐과 밀라노프로젝트 추진은 지역브랜드 개발의 호기(好機)라고 말한다. 그러나 브랜드 개발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구시, 섬유업계, 유통업계가 유기적인 연결고리를 형성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패션디자인개발센터, 패션정보실, 섬유정보지원센터 등의 건립을 추진중인 대구시와 섬유업계가 대형쇼핑몰 등과 연계, 지원체제를 구축하고 유통업체들도 브랜드개발을 위해 스스로 노하우 축적에 나서야 한다는 것.
최근 패션유통이 질좋은 상품생산에서 마케팅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흐르면서 지역브랜드의 전파자인 바이어육성도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역에 산재해 있는 1천여 섬유내수 바이어들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들 바이어는 원부자재 국내 공급 및 수출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보따리상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원부자재보다는 완성품 내수 및 수출이 부가가치가 높다"며 "밀라노프로젝트에 지역 바이어 육성 프로그램을 마련, 이들을 지역브랜드의 마케팅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역바이어들이 완성품 수출을 통해 해외바이어 접촉이 잦아지면 패션쇼, 섬유전시회 이상의 기능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이와 관련, 업계서는 내수보다 국제무대 진출에 치중하고 있는 밀라노 프로젝트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지역에서 팔리지 않는 상품이 국제무대에서 통할수 없는 만큼 브랜드개발, 바이어육성 등을 통해 내수시장을 먼저 키워야 한다는 것. 그 뒤에 세계시장을 두드리는 것이 순리라는 이야기다. 따라서 허상 뿐인 밀라노프로젝트(패션 유통부문)의 입지, 투자, 인프라 등을 원점에서 재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李鍾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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