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연극배우들이 무대에서 가장 힘든 것중 하나가 옷매무새를 단속하는 일이다.노출 아닌 노출로 곤혹스런 경험들을 대부분 갖고 있다. 자칫 샤론 스톤의 '원초적 본능'이 연출돼 관객의 시선을 엉뚱한 곳에 집중시키기 일쑤.
'카덴자'(연출 한대원)에서 브래지어가 통째 벗겨진 에피소드. 지난 87년 대구 동아비둘기홀에서 공연된 '카덴자'는 여자연기자의 옷을 찢어 고문하는 잔혹극. 가해자인 망나니역 김모씨의 얘기.
"옷을 찢어 젖히는데 브래지어의 고리가 새끼손가락에 걸리지 뭡니까. 옷은 찢어지고 브래지어는 올라가고…" 얼른 브래지어를 내려 수습해 주었으나 민망함에 한참동안 대사를 '버벅'댔다고 한다.
서울의 극단 세실도 '카덴자'를 공연했었는데 이들은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 이들도 처음에는 실수였다. 그런데 "가슴을 보여준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이튿날부터 관객이 밀려들었다. 관객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었던 연출진은 브래지어에 칼집을 내 여배우의 가슴이 일부러 보여지도록 급선회. 브래지어 값이 추가로 들었으나 밀려드는 관객으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고 한다.
대구에서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극 '열개의 인디언 인형'이 공연될 때. 갑자기 바뀌는 장면으로 인해 투피스차림의 여배우가 급히 이브닝 드레스로 갈아 입어야 했다.
문제는 브래지어. 끈없는 브래지어가 없었던 때라 벗긴 했는데 놔둘데가 없었다. 할수 없이 급히 가슴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그러나 행커치프(손수건)같던 브래지어가 탄력에 의해 삐져 나오기 시작했다. 연기자가 움직일 때마다 조금씩 나온 브래지어는 급기야 전신을 드러냈고, 관객들의 웃음소리도 더욱 커졌다.
연극에 몰두한 연기자가 모르는 사이 연극은 추리극이 소극(笑劇)으로 변해갔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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