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정(金泰政) 전 법무장관과 부인 연정희(延貞姬)씨가 24일 옷로비 특검팀에 자진출두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수사가 최대고비를 맞게될 전망이다.
현재 김씨 부부는 사건본류인 '옷로비의 실체'는 물론 본류보다 더 거센 지류로불거진 '문건'전달및 입수경위를 둘러싸고 끝없이 확산되는 의혹의 한복판에 서있기 때문이다.
특히 변호인을 통해 23일 갑작스럽게 출두의사를 공개표명한 과정에서는 적잖은 비장감마저 느껴지게 해 나란히 출두하는 이들이 과연 어떤 해명을 내놓을 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일단 자진출두 의사를 존중해 조사를 벌이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초 계획하고 있던 수사일정의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특검팀은 우선 24일 정일순(鄭日順)씨와 이형자(李馨子)씨를 재소환,대질 심문을 거쳐 정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오는 25일 이후에나 연씨를 소환한다는 나름의 일정을 마련해놓고 있었다.
내달 17일이 법정 수사기한이지만 보고서 작성에 최소한 2주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해 우선 '급한 불'인 정씨 신병처리부터 마무리짓고 다음 수순으로 연씨의 위증혐의와 문건 전달및 입수경위 규명 쪽으로 초점을 옮겨간다는 복안이었다.
배정숙(裵貞淑)씨측의 전격적인 공개로 한바탕 파란이 일긴 했지만 문건 문제는 조사 우선순위를 미뤄뒀던 셈이다.
김씨 부부가 자진출두 의사를 밝히기 전 최병모(崔炳模) 특검은 "필요하다면 김전장관을 조사할 수 있지만 (문건이) 본질이 아니라 지엽적인 문제인 만큼 의혹해소차원 정도로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앞으로 수사상황은 김씨 부부의 '발언 수위'에 따라 급변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출두전 언론과 질의 응답을 갖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사건의 본질을 뒤바꿀만한 '폭탄발언'이 불거져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문건의 출처가 국가기관으로 밝혀질 경우 옷로비 유무에 앞서 축소은폐조작 의혹을 먼저 규명하라는 여론의 압력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특검팀이 김씨 부부에 대한 '조기 조사'에서 얻게될 지 모를 의외의 성과를 무기로 다른 관련자들의 로비시도 및 위증 혐의를 조여가는 '역순'으로 조사수순이 뒤바뀌어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특검팀은 김씨 부부의 느닷없는 '결단'에 당황해하면서도 내심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건의 축소·은폐도 어떻게든 밝혀야 할 문제'라고 선언한 상황에서 의혹의 열쇠를 쥐고 있는 김씨 부부가 '고해성사'수준의 고백을 털어놓는다면 의외로 쉽게 마무리 수순을 밟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다 '직접' 관련이 없는 사건에 전직검찰총수인 김씨를 불러 조사해야 한다는 부담도 일거에 해소됐기 때문이다.
최 특검과 양인석(梁仁錫) 특검보 등 지휘부는 23일 저녁 조사를 끝내고 퇴근했다 자진출두 소식을 접하자 수사팀원들에게 급히 연락을 취해 대책을 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런 관측과는 달리 김전장관 부부가 지금까지 알려졌던 내용을 해명하는 선에서 신상발언을 할 가능성도 있지않겠느냐는 견해도 내놓고 있다.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특검수사에서 김씨 부부의 자진출두가 막판 수사의 향배를 어떤 방향으로 돌려놓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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