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연극, 서울 입성'지방 연극이 서울 무대에 선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것도 상업적 잣대가 주된 대학로에서 장기공연 하기는 '하늘에 별따기'. 대구 연극 '호랑이 이야기'(연출 김창우)가 그 '별'을 따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서울 대학로 아리랑 소극장에서 공연 중인 '호랑이 이야기'는 관객의 호평을 받으며 대학로 연극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공연 초기 회당 관객이 20명 수준이던 것이 시간이 갈수록 늘어 지금은 80~90명 수준. 극장의 기획을 맡고 있는 김태호씨는 "아직 흥행작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대학로의 침체분위기를 감안하면 그것도 대단한 흥행 성적"이라며 "무엇보다 공연 2주를 넘으면서 상승곡선을 타고 있어 느낌이 좋다"고 했다.
'호랑이 이야기'가 서울 입성에 성공한 것은 뛰어난 작품성 때문. 지난 9월 전국 민족극 한마당에 출품된 것을 김명곤씨 등 서울의 연극인들이 보고 주선했다.
그동안 1~2회 정도의 특별공연은 있었으나 순수 지방극단의 작품으로 서울에서 한달간 공연되기는 '호랑이 이야기'가 처음으로 알려지고 있다.
'호랑이 이야기'는 이탈리아 극작가 다리오 포(73)의 원작으로 한국에서는 초연작. 김창우 경북대 독문학과 교수가 번역, 연출했다. 대장정에서 부상당한 중국군 낙오병이 호랑이와 함께 지내다 국민군과 일본군을 격퇴한다는 것이 줄거리. 짙은 정치성과 함께 웃음과 해학이 가득 담겨 있는 1인극이다. 지난 5월 대구에서 처음 공연한 후 '입소문'이 나면서 몇차례의 앙코르 공연도 가졌다.
특히 짙은 경상도 사투리로 내뿜는 김헌근(38, 민예총 대구지회 사무처장)씨의 거침없는 연기가 일품이란 평. 김씨는 '호랑이 이야기'로 한국 민족예술인 후원회가 시상하는 제1회 '예후 예술인상'을 수상했다.
'예술마당 솔'의 최재우(41)대표는 "작품성만 좋다면 대구 연극도 서울에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며 "오는 12월 12일까지의 서울 공연을 마친후 대구에서 앙코르 공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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