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애물단지'지하보도'

대구시가 교차로입체화 계획에 따라 시급하지도 않는 지하도를 설치하는 바람에 통행에 불편을 겪게된 시민들이 이용을 꺼려, 많은 예산을 들여 만든 지하도가 '애물단지'가 됐다.

고가도로 조성계획에 대비해 만든 지하도가 예산부족으로 고가도로 착공이 보류되자 시민들이 기존 횡단보도를 주로 이용, 지하도가 제기능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종합건설본부가 지난 3월 대구시 동구 큰고개오거리 동서상가시장 앞에 18억여원을 들여 지하보도를 완공했으나 인근 시장 상인 등 시민들은 횡단보도가 오히려 이용하기에 편리하다며 이용을 외면, 급하지도 않은 사업에 예산을 쏟아부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구시와 종합건설본부에 따르면 지하보도는 경부선철도남쪽과 산격동을 잇는 기존 고가도로에 이어 향후 파티마병원~동구청구간 고가도로를 신설해 교차로를 입체화한다는 장기계획에 따라 지하철 1호선 공사와 연계해 설치됐다.

그러나 이 지역의 교차로 입체화계획은 다른 지역의 시급한 사업이 많아 현재 사업시기가 불투명하며 입체화사업 추진 시점에서 주변 교통여건의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대구시는 지하보도 개통과 함께 기존 횡단보도를 폐지할 계획이었으나 자전거나 손수레 통행이 어렵게된 인근 상인과 주민들의 반발을 우려, 개통 8개월이 지나도록 횡단보도를 없애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근 상인 김모(45)씨는 "시장이 있어 지하보도는 적절치 않은데다 당장 필요치도 않은 지하보도를 만들어 시민불편만 앞당긴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대해 종합건설본부 관계자는 "당장 시급하지는 않지만 향후 지하보도 필요성이 있고 타당성 조사결과, 지하철공사와 연계해 공사할 경우 경비를 절감할 수 있어 지하보도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金敎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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