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설' 분분한 사직동팀 보고서 공개 배경

박주선(朴柱宣) 청와대 법무비서관 경질 등 파문을 몰고 온 사직동팀 최종보고서(내사결과보고서)가 26일 일부 언론에 전격적으로 공개된 배경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현재 보고서 공개배경을 놓고 시중에 나돌고 있는 소문은 대체로 최순영(崔淳永)신동아 회장측의 '복수극' '이형자씨의 특검수사 견제론' '파문진화용 희생양 잡기' 등으로 압축된다.

이런 소문은 박 비서관이 지난 2월 20일께 김태정(金泰政) 당시 검찰총장에게 건네준 사직동팀 보고서를 같은달말 전 신동아그룹 부회장인 박시언(朴時彦)씨가 김 전총장 집무실에서 빼냈다는 것 외에는 자세한 유출과정이 알려지지 않고 있어 확산되는 양상이다.

박씨는 26일 문제의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라고 말했지만 선뜻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들이다.

오는 30일 특검팀에 출두키로 한 박씨가 이에 대해 어떤 얘기를 할 지 벌써부터관심을 모으고 있다.

신동아측의 복수극은 신동아 핵심 로비스트로 알려진 박씨가 최종 유출자라는데서 출발한다.

이는 그의 역할로 미뤄볼 때 그가 입수한 보고서 내용을 최 회장이나 부인 이형자(李馨子)씨도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데 따른 것이다.

따라서 김 전 총장측이 주장하는 '음모론'처럼 최 회장이 구속이후 신동아의 최대 계열사인 대한생명의 경영권을 박탈당한데 한을 품고 현정부 사정라인에 타격을주기 위해 언론을 통해 전격 공개했다는 것이 이 소문의 요지다.

그러나 박씨가 자신의 입지를 좁힐 수 있는 복수극에 선뜻 동조했을 가능성이 적은데다 항소심 공판이 진행중인 최 회장이 검찰을 자극할 수 있는 이런 강공책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 등이 소문의 신빙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이형자씨의 '특검 견제론'은 옷로비 의혹을 수사중인 최병모(崔炳模) 특검팀이 최근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씨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2번씩이나 기각당한 것을 계기로 특검팀의 수사 칼날이 자신에게 쏠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씨가 선수를 쳤다는 것이 요지다.

사직동팀의 내사가 김 전 총장의 부인 연정희(延貞姬)씨 보호를 위해 축소·은폐됐다는 의혹이 담긴 보고서를 공개함으로써 특검팀의 수사초점이 연씨와 정씨 등에게 계속 집중되도록 한다는 것.

그러나 보고서 공개 여파가 박 비서관의 낙마 등 청와대까지 번질 것이라는 점을 이씨측이 모를 리 없다는 점에서 쉽게 수긍하기 어려우며 이씨측도 '금시초문'이라며 펄쩍 뛰고 있다.

이밖에 '희생양 잡기론'은 김 전 총장의 낙마에도 불구, 이번 사건의 불길이 진화되지 않은 채 오히려 의혹이 증폭되자 특정인을 희생양으로 만들어 더이상의 파문확산을 차단키 위해 공개를 유도했다는 설이지만 그 여파가 자칫 정국 자체를 위기국면으로 몰고갈 수 있다는 결정적 허점때문에 그야말로 유언비어 수준이라는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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