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특검법 고쳐 수사 확대하라

옷로비사건의 실체는 이제 그 몸체의 일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박주선전대통령법무비서관이 허위로 작성한 '최종보고서'를 김대중대통령에게 보고한 사실이 드러남으로써 그 단초가 열린 셈이다.

따라서 이 사건의 진상규명은 이제부터 풀어내야 할 국가적 과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대전제는 박전비서관의 사표수리에서 끝낼일이 아니라 일단 구속처리하고 그의 문건을 받고 유출시킨 김태정 전법무장관도 함께 사법처리한 후에 그 다음 수순을 밟아 나가야 한다. 이 사건을 이렇게 난마처럼 꼬이게 하고 사직동팀의 내사단계에서 검찰수사에 이어 국정조사.특검에 이르기까지 국정을 대혼란에 빠뜨리고 소모시킨 근원이 바로 박전비서관에 있고 공범격인 김태정 당시 검찰총장부이기 때문이다. 박전비서관과 김태정당시 검찰총장은 사실상 검.경의 조직을 좌지우지 할만한 위치에 있었고 그들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다고 볼 수가 없는게 또한 현실이다. 그렇다면 우선 청와대내에서 최소한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김중권씨나 김정길 당시 정무수석비서관만은 '허위보고'와 무관하다고 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김중권씨는 어쨋든 비서실의 책임자인 동시에 사실상 국정의 모든 분야에 깊게 관여하고 있었고 김정길씨는 그의 아내가 이 사건에 관련이 된 상황이다. 이런 상황인데 박전비서관이 내사자료를 이들과 상의하지 않은채 최종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볼수가 없다는 건 상식이 아닐까 싶다. 따라서 우선 김중권.김정길씨의 개입여부를 우선 밝혀내야한다. 또 당시 사직동팀의 내사활동의 전모도 밝혀내고 이 최종보고서가 작성되기까지의 과정에 누가 어떻게 개입했는지도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다음은 검찰수사에 대한 전면적인 실상도 밝혀져야 한다. 검찰수사결과는 '배정숙씨의 1인극'이었는데 그게 특검팀의 수사내용이나 사직동팀의 첫 보고문건 내용과는 상이한데다 '최종보고서'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이건 당시 검찰총장인 김태정씨의 입김이나 박전비서관의 모종의 개입에 근거한 짜맞추기 수사의혹을 사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 전면재수사는 제3의 기관인 특검팀이 맡는게 순리다. 그렇다면 현행 특검제법을 개정, 수사시한의 연장, 증원은 물론 수사범위도 재수사는 물론 위증이나 파상범죄에 이르기까지 넓혀주는게 국민적 요구라 할 수 있다. 이에는 여.야의원들의 성원은 물론 대통령의 결단이 필수적이다. 이 사건을 이렇게 급발전시킨 1등공신은 바로 특검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