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어머니

신께서 세상에서 제일 귀한 것 세 가지를 요구하자 꽃과, 아기와 어머니의 사랑을 바쳤다.

그러나 꽃은 이미 시들었고 아기는 자랐지만, 어머니의 사랑은 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세상 모든 어머니들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퍼내도 퍼내도 마르지 않는 샘물이 되어 가슴 가득히 출렁인다.

도시화.산업화를 거쳐 정보화시대가 되면서 점차 가족구조가 변하여 핵가족화 현상이 두드러진 지금, 다양한 횡적.종적 인간관계의 경험이 줄어드는데다 가족이 혈연관계에서 기능적인 관계로 형성되는 등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바뀌지 않는 것은 위대한 모성이다. 다섯 남매를 둔 어느 어머니 한분이 생각난다.

시골에서 배운 것도 가진 것도 없이 어렵게 살면서도 다섯 남매를 어릴 때는 서당에 보내고 커서는 학교에 보냈다. 그러자 끼니는 먹는날 보다 거르는 날이 더 많았다. 그 형편을 아는 한 친척이 딸은 한글이나 가르쳐 식모살이를 시키고 아들은 소꼴머슴으로 보내든지 아니면 도시로 이사를 가서 자식들을 공장에 취직이라도 시켜서 배라도 곯지말고 살라고 충고를 하자 그 어머니는 단호하게 말했다. "자슥(자식)들이 서당에서 읽는 책(동몽선습)을 아직 반도 못읽었는데, 나는 무지렁이로 살아가지만 내 자슥들은 반동가리는 안 말들라니더"

물론 지금은 아들 딸 할 것없이 다섯 남매 모두가 법조계, 대학, 연구소... 등에서 인정받고, 그 어머니는 아랫대들의 봉양을 잘 받고 있다.

유명한 어머니는 너무도 많다. 율곡선생을 길러낸 신 사임당, 자신이 짜고 있던 베의 날실을 끊어 자식을 훈계한 맹자의 모친, 에디슨이나 케네디가의 어머니 등.그러나 그 누구보다 허기진 배를 허리끈으로 졸마매며 이를 악물고 자식들에게 시작과 끝의 교육을 분명하게 시킨 다섯 남매 어머니의 참사랑이 더 존경스럽다. 겨울에 이사를 계획하시는 유아기 자녀를 두신 어머니들은 따뜻한 봄날로 이사를 잠시 미루면 어떠하실는지? 심정랑.호돌이유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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