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대구 실내악축제'에서 협연자로 나서는 한 피아니스트가 잔잔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첫날 대구스트링스 챔버앙상블과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을 협연할 정진솔(8·대구시 동구 신서동)양. 두돌을 갓 넘기자마자 처음 본 피아노에 매달려 악보를 줄줄 읽고 외워 낸 피아노 신동이다.
피아노학원에서는 더이상 배울 것이 없어 일찌감치 대학교수들을 스승으로 찾아나선 정양은 현재 계명대 이청행 교수의 부인인 데보라 리 여사에게 레슨을 받고 있다. 이교수는 "이런 나이에 이런 연주가 가능하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음악에 대한 이해력, 독보 및 암보 능력, 무대에서 쏟아내는 파워는 이미 대학생의 수준을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정양은 지난해 3월 대구문예회관에서 첫 독주회를 열어 장영주와 장한나를 잇는 한국의 음악신동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지난 8월에는 서울바로크합주단과 협연하며 서울 데뷔무대도 가졌다. "내 이빨이랑 피아노 건반이랑 닮아서 너무 재미있어요"라며 천진하게 웃는, 영락없는 어린아이의 모습이지만, 일단 무대에 오르면 '사람이 달라보인다'는 게 주위의 평. 다소 내성적인 성격임에도 "사람들이 쳐다봐서 얼굴이 따갑지만 하나도 안 떨려요"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무대체질'이다.
일반적인 학교교육으로는 딸을 감당할 수 없음을 안 부모는 이미 정규교육을 포기하고 피아노에만 전념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좀더 넓고 깊은 공부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정양을 아끼는 주위 사람들이 발을 구르고 있는 상태. 집안형편이 넉넉치 않은데다 불황의 여파로 선뜻 후원자로 나서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때를 놓쳐 한국을 빛내고도 남을 재목까지 놓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지역 음악계의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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