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8일 한.중.일 3국 정상회의와 '아세안+ 한.중.일'정상회의에 참석한 데 이어 29일에는 필리핀 국빈방문 공식행사를 보내면서 사실상 3박4일간의 필리핀방문 일정을 마무리지었다. 김대통령은 30일 아키노 전대통령과 조찬을 끝으로 귀국길에 오른다.
▨필리핀 국빈방문
…김대통령은 29일 오전 말라카낭궁에서 에스트라다 필리핀대통령과 한.필리핀 정상회담을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갖고 수교 50주년을 맞는 양국의 우호증진과 경제협력강화 등에 합의.이어 김대통령은 이날 저녁 대통령주최 공식만찬에서 "이번 아세안+ 3국정상회의를 통해 21세기를 자유와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만들고자 노력하는 아시아인의 결의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면서 "특히 이번 방문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사회정의의 이념을 공유하고 있는 두 나라가 더욱 협력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인사.
…김대통령은 이날 낮 필리핀 상공회의소,경영자협회,수출업자연맹과 比.한 경제협의회 등 경제4단체 공동주최의 오찬강연을 통해 금융위기에서 드러난 동아시아지역의 공동운명체를 지적하고 "필리핀 국민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인 '바끼기사마'즉,서로 의좋게 살아가자는 뜻처럼 우리 두나라를 비롯 동아시아 전체가 서로 의좋게 살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필리핀의 원자재와 한국의 첨단기술을 연결한 상호보완적인 전략적 경제제휴 △농업부문과 관광분야에서의 협력 △인프라스트럭처 분야 등의 경제협력분야의 확대 등을 제안.
▨아세안+3국 정상회의
…김대통령은 28일 오후 열린 아세안과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서 주도적인 역할로 호평을 받았으며 공동성명에는 김대통령의 제안들이 적잖게 반영되었다는 후문.
우선 공동성명에는 김대통령의 제의로 아세안 및 한.미.일 지도자회의의 정례적 개최를 위한 협조를 강화해 나가기로 하는 한편 역내국가 민간부문간 협력강화를 위해 업종별 민간협의회의 구성제의도 반영.
김대통령은 모두연설을 통해 한국의 위기극복과정을 설명한 뒤 업종별 민간협의회를 구성,운영하고 동아시아국가간 경제,사회적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협력사업을 추진해 나가는 한편 동아시아 경제협력체제의 중장기적 추진방안을 검토할 것을 제의.
…이어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담에서는 한.아세안 특별기금을 활용한 미래지향적 사업을 비롯,각종 협력사업 및 인적자원개발분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나가기로 합의.김대통령은 이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작년 한.아세안 교역은 244억달러로서 아세안은 이제 우리 한국의 제4위의 교역대상이자 제3위의 투자대상으로 한국은 앞으로 연 200만달러 수준의 한.아세안 특별협력기금을 계속 제공할 것"이라면서 대(對)아세안과의 협력강화방침을 거듭 역설.한편 전날인 27일 저녁에 열린 아세안+3국정상 비공식회의에서 국내 논란을 불러일으킨 동티모르 파병문제에 대해 당사자인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최근 동티모르상황이 국제사회의 협조로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면서 한국의 파병결정에 감사를 표시.
▨개별국가 정상회담
…김대통령은 28일 오전 한.일 정상회의를 갖고 경제분야의 협력에 대해 집중적으로 거론.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과 일본이 파트너십이 되어 일본의 자본과 한국의 기술이 협력,제3국에 공동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과 한국소재산업의 발전을 위해 일본의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한.일간 민간공동위원회를 추진하자고 제의.
또 김대통령은 일본의 첨단업종이 한국에 진출하기를 희망하면서 지방공단을 일본기업인 전용공단으로 지정해서 영구임대하고 세제혜택을 줄 용의가 있다고 제의했으며 오부치총리는 세가지 사항 모두에 대해 "진지한 검토를 하자"며 긍정적 답변.
이에 앞서 회의 시작때 김대통령은 내년초 뉴밀레니엄 화상메시지를 교환하자고 제의했으며 오부치총리가 흔쾌히 받아들여 내년 1월 1일 화상메시지를 교환키로 합의.
…김대통령은 28일 저녁 마닐라 국제회의장에서 예정에도 없던 미얀마 탄쉐총리와 한.미얀마 정상회담을 개최.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97년까지 추진되다 중단된 소아마비백신프로젝트의 재개와 아웅산수지여사와의 대화를 촉구. 이에 탄쉐총리는 아웅산수지여사와의 대화노력을 약속, 김대통령의 인권외교가 돋보였다는 분석.
마닐라.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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