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일 국민회의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국민회의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새천년 민주신당에 대한 불만과 위기정국에 대한 소극적인 대응태도 등을 질타하며 '군기'를 잡았다.
이에 따라 필리핀 출국전 민주신당 창당준비위 지도부와의 조찬에 대응해 소외감을 달래주는 격려 자리로 예상했던 참석자들의 마음도 어느때보다 무거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통령은 이날 '아세안+3' 회의와 필리핀 방문성과 및 평소 지론이던 21세기 뉴밀레니엄 시대에 대비한 당 차원의 대응능력을 강조한 뒤 신당 창당을 주제로 삼아 당 지도부를 질책했다.
김 대통령은 먼저 최근의 정국현안과 관련, 뒷짐을 지는듯이 보였던 일부 당내 중진인사를 겨냥해 "자기 처신만 잘하고 당을 외면하거나 등한시하는 태도는 올바른 당인의 태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김 대통령은 "나는 평생을 이로울 때나 불리할 때나 당에 몸을 던져 민주화 투쟁을 했었다"고 목소리를 높인 뒤 "이 말은 아주 중요한 말이다"라며 자신의 '경고성' 발언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김 대통령은 아울러 "신당의 공천은 민주절차를 따르겠지만 능력과 애당심, 당선 가능성을 중시하겠다"며 '애당심'을 내년 공천의 주요기준으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대통령은 이처럼 당 지도부를 질타한 뒤 "요즘 일시적인 혼란은 있지만 당의 중진들이 신념과 비전을 갖고 흔들림 없이 나가야 한다"고 당내 결속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모든 어려운 문제를 대화를 통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신진인사 영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선거는 해본 사람이 잘 한다"며 공천문제로 동요기미를 보이는 당내 중진들을 달랜 뒤 "아직 시간이 있으니 경험있는 사람이 지역지지를 받도록 더 노력해달라"고 격려했다.
김 대통령은 이밖에 신당이 국정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안정의석 확보에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하면서 "자민련과 협조해 의석수로는 과반수를 넘겼지만 협력에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한편 이만섭(李萬燮) 총재권한대행은 최근 정국상황과 관련, "처벌받을 사람을 그때그때 처벌하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던들 이런 상황은 안 만들어졌을 것"이라면서 "털것은 털고 나가자"고 강조했으나, 오찬 분위기가 무거웠던 탓인지 당내 중진들의 발언은 별로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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