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하나로 묶는 인류 최초의 이동전화 'IMT2000'이 상용화를 앞두고 초읽기에 들어갔다.
IMT2000은 기존 이동전화처럼 음성은 물론 영상, 데이터까지 전송이 가능한 차세대 이동전화를 말한다. 또 전세계 어디서나 똑같은 단말기로 통화가 가능하다.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리듐, 글로벌 스타 등 위성전화가 선보였지만 위성마다 각기 다른 표준을 채용, 세계 이동전화로 발돋움하진 못했다. IMT2000의 경우 GSM, CDMA 등 사업자나 국가마다 달리 운용되는 서비스 방식을 통합, 채택키로 했다.
IMT2000은 단순한 이동전화 서비스가 아니다. 21세기 지식정보사회의 핵심이 될 네트워크 인프라다. 라디오가 사용인구 5천만명을 확보하는데 34년, TV는 17년, PC는 10년 남짓 걸렸다. 그러나 인터넷은 불과 4년여만에 이를 돌파했다. 밀레니엄의 화두로 등장한 IMT2000은 인터넷과 만나면서 정보의 핵분열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IMT2000 사업자 선정은 2000년 12월 최종적으로 이뤄진다. 정보통신부는 내년 6월 사업자수와 선정방식 결정, 9월 주파수 공고 및 사업허가 신청접수, 12월 사업자 선정 및 주파수 할당을 하겠다고 밝혔다. 상용화 시점은 2002년 5월 열리는 월드컵 기간. 이번 선정과정에서 특히 관심을 모으는 것은 주파수 경매제다. 결과에 누구나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과거 PCS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불거졌던 잡음을 없앨 수 있을 전망이다. 정부는 주파수 경매제 도입을 위한 전파법 개정안을 현재 국회에 제출해 놓은 상태다.
IMT2000의 상용화까지 어려움도 많이 남아 있다. 먼저 세계 표준이 아직 제정되지 않아 각국간 표준화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 미국은 CDMA개발그룹(CDG)을 중심으로 표준화를 추진하는데 반해 유럽은 GSM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2002년 1월 IMT2000 상용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유럽은 일본과 손잡고 미국에 대한 견제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또 유럽연합(EU) 차원에서 회원국마다 올해 안에 최소 1개 이상 IMT2000 사업자를 선정할 것을 권고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취하고 있다. 한편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2001년 3월 IMT2000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로 조만간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IMT2000의 위력은 단순히 영상을 전달하는데 있는게 아니다. 전화와 제트기의 발명으로 무너졌던 지구촌의 거리 장벽이 IMT2000과 인터넷의 만남으로 전혀 새로운 양상을 띠게 될 전망이다. 초고속 인터넷이 가능한 이동전화가 등장, 인류는 정보 접근의 첨단무기를 지니게 된 셈이다. 앉은 자리에서 버튼 몇 개만 누르면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고, 원하는 물건을 차를 타고 가는 중에도 주문할 수 있으며, 쉬는 시간 이동전화 단말기를 통해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인터넷의 이름으로 한데 묶이는 정보의 바다에 언제 어디서나 마음만 먹으면 정보라는 고기를 낚아올릴 수 있는 배가 바로 IMT2000이다. 물론 IMT2000이 현 이동전화처럼 급속도로 보급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21세기 인류 삶의 근간을 바꿔놓을 키워드가 IMT2000이라는 사실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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