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총재가 정국복원에 한 목소리를 냈지만 대화정국의 핵심은 여야 총재회담이다.
여야 모두 대화정치의 복원을 강조함에 따라 총재회담을 통한 정국타결에 한걸음 다가선 것이다. 이총재는 기자회견을 통해 "정치에 대한 불신을 안은 채 새로운 세기를 맞을 수는 없다"면서 "실종된 정치를 시급하게 복원해야 한다"며 국면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여야가 총재회담으로 다가가기 까지는 걸림돌이 적지 않다. 이날 이총재가 전제조건으로 내세우지는 않았지만 정국정상화의 책임이 여권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특검제 확대와 김대통령의 국정전념을 요구한 것은 여야 대화재개에 앞선 여권의 성의를 촉구하고 나선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일 한나라당의 주요당직자회의에서도 하순봉 총장은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자세가 필요하다"며 특검제 상설화와 특검팀 권한강화를 내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이에 대해 여권이 현행 특검법 유지입장을 고수하면서도 현행 특검법의 일정부분을 확대해석할 수 있다는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물론 정국의 최대현안은 선거구제다. 여야가 3일부터 시작되는 3당3역회의에서 선거구제 협상에 나서기로 함에 따라 선거구제 문제는 쉽게 합의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과 국민회의가 각론에서는 다소 이견이 있지만 '소선거구제+정당명부제'에 접근하고 있어 자민련 박태준 총재만 설득한다면 문제는 쉽게 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주요쟁점들에 대한 가닥이 잡혀지는 대로 여야는 총재회담을 통해 일괄타결과 정국복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거의 동시에 대화정국을 부르짖고 나선 여야의 속셈이 제각각이어서 이같은 유화국면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여권은 얼키고 설킨 옷 로비사건과 신동아그룹 로비의혹사건의 파장에서 빠져나가겠다는 계산이 앞서 있는 반면 야당은 선거구제문제에 대한 불안감을 바닥에 깔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옷 로비사건에 이은 신동아그룹 로비의혹 공세를 통해 정국 주도권을 넘겨 주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여권이 김종필 총리의 연말 당 복귀와 내각개편 등으로 국면전환을 시도하고 있어 총재회담이 성사되기 까지 여야는 치열한 공방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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